[영화人]
<신과 함께-인과 연> 정지형 덱스터스튜디오 합성팀 슈퍼바이저 - 합성에 따라 영화의 톤이 달라진다
2018-08-13
글 : 이화정
사진 : 오계옥

<신과 함께-인과 연> 속 우리가 보는 지옥도, 삼차사의 인연이 펼쳐지는 천년 전 무대도 모두 촬영 당시는 말 그대로 ‘없던 배경’이다. 그러니 정지형 실장이 이끄는 합성팀은 촬영장에는 블루 스크린으로만 존재하던 텅 빈 공간을 CG로 구현한 장본인이다. “최종적으로 그림이 나왔을 때 가능한 한 티가 안 나게, 리얼하게 보일 수 있게 하는 역할이다.” 정지형 실장은 이를 “영화의 마지막 미장센”이라고 정의한다. 속편 <신과 함께-인과 연>은 1편 <신과 함께-죄와 벌>보다 드라마적인 부분이 강화되었고, 그래서 인물들의 감정을 들여다볼 캐릭터의 바스트숏도 많아졌다. 미장센의 마지막 공정인 합성 작업에도 시간이 더 할애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호랑이나 공룡의 등장 신 같은 경우, 이 생명체들이 관객이 한번도 가보지 못한 가상의 공간에 놓였을 때 설득력 있게 보이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촬영된 소스를, 컬러를 바꾸거나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바꾼다든지, 없던 번개를 만드는 등 작업 공간에 앉아 마치 조물주가 된 듯 배경을 바꾸는 작업 모두가 그에겐 짜릿한 시간이었다. “합성 이후 DI(색보정) 공정이 한번 더 있지만, 합성 파트에서 하는 다양한 컨셉에 따라 영화의 톤 앤드 매너가 달라진다. 그런 재미가 이 일을 지치지 않게 만든다”고 말한다.

정지형 실장이 덱스터스튜디오에서 일한 건 <미스터 고>(2013)를 준비할 때부터다. 광고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작업을 하다가, 당시 회사에서 준비 중이던 ‘미스터 고 프로젝트’ 때 이곳에 와서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간 합성 파트에서 일하다 프로덕션 PD로 전향하는 등 다른 길을 간 이들도 많지만 그는 이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인내를 가지고 매달려온 몇 안 되는 합성 분야 전문가다. <신과 함께> 시리즈의 성공이 그를 비롯한 팀원들에게 주는 자부심은 그만큼 크다. “판타지영화가 많이 제작되는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은 지금까지 ‘어린이용’으로 인식이 많이 됐다면 <신과 함께> 시리즈가 그 편견을 깨주었다”고 말한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판타지 장르의 수요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한국영화뿐만 아니라 중국영화, 또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까지, 그는 <신과 함께> 시리즈 이후 덱스터스튜디오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 작업들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카메라

정지형 실장이 만들어내는 가상공간은 실제에서 출발한다. 평범한 하늘만 해도 그에게는 합성의 재료가 된다. 일주일에 한번은 일부러 실제 배경을 찍으려고 한다. 그래서 휴일에는 카메라를 들고 일상적인 공간에서 벗어난 곳으로 가기도 한다. 그렇게 팀원들이 찍어온 ‘사진 데일리’는 각자 다른 눈으로 본 이미지. 그걸 가지고 토론을 하는 시간들도 꾸준히 가져왔다. 즉각적인 결과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바라본 ‘이미지’들이 언젠가 관객이 볼 가상의 판타스틱한 공간으로 도출되리라.

2018 <몽키킹3: 서유기 여인왕국> 2018 <PMC> 2018 <선샤인 로보> 2018 <신과 함께-인과 연> 2018 <독전> 2017 <신과 함께-죄와 벌> 2017 <대립군> 2016 <몽키킹2: 서유기 여정의 시작> 2015 <서부전선> 2014 <해적: 바다로 간 산적> 2014 <몽키킹: 손오공의 탄생> 2010 <캣츠 앤드 독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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