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제목만 들어도 두근두근! 설렘과 아련함을 간직한 각국의 첫사랑 영화들
2018-08-21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너의 결혼식>

오랜만에 국내 첫사랑 영화다. <늑대소년>으로 늑대 인간과의 로맨스를 그렸던 박보영이 이번에는 미숙한 첫사랑을 담은 <너의 결혼식>으로 돌아왔다. <피끓는 청춘>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김영광과의 재회다. 사랑에 대한 아련함을 표현하기에 첫사랑만큼 좋은 소재도 없어 보인다. 그중에는 명작으로 평가받으며 아직까지 사랑받는 작품들도 있다. <너의 결혼식>도 그 영화들이 남겼던 강한 여운을 새겨주길 기대해보며, 짙은 감성을 자랑한 첫사랑 영화들을 모아봤다. 다양성을 위해 여러 국가의 영화들을 선정했다.

* 해당 영화들에 대한 내용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건축학개론>

감독: 이용주 / 출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배수지 / 한국 / 2012년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만난 서연(배수지)과 승민(이제훈)은 함께 숙제를 하며 가까워진다. 서연을 짝사랑하게 된 승민은 쉽사리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다. 결국 혼자 속앓이를 하던 그는 사소한 오해를 계기로 서연과 멀어지게 된다. 15년 후, 건축가로 일하고 있는 승민(엄태웅) 앞에 서연(한가인)이 찾아온다. 그녀는 다짜고짜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 하고, 승민은 얼떨결에 그녀의 집을 만들게 된다. 둘은 함께 집을 지으며 묻어뒀던 기억, 감정들을 털어놓는다.

<클래식> 이후 첫사랑의 감성을 가장 잘 살린 국내 영화는 <건축학개론> 아닐까. <건축학개론>은 미숙했던 어린 날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를 후회하는 인물들을 다루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린 날의 두 사람의 감정이 점점 쌓여갈수록 이미 어긋한 현재의 두 사람의 모습은 그 깊이를 더해간다. 마치 집을 짓듯 차곡차곡 쌓아올린 서연과 승민의 감정은 끝내 강한 여운을 남겼다. 과거와 현재 모두 등장하는 전람회의 명곡, <기억의 습작>도 아련한 영화의 감성을 더해준다.

<러브레터>

감독: 이와이 순지 / 출연: 나카야마 미호 / 일본 / 1995년
<러브레터>

죽은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히로코(나카야마 미호). 그녀는 그의 중학교 앨범에서 발견한 옛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그에게서 답장이 온다. 그와 동명이인이자 중학교 동창이었던 이츠키(나카야마 미호)에게 편지가 잘 못 간 것. 둘은 이를 계기로 계속해서 편지를 주고받는다.

눈이 부실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수성 짙은 이야기로 많은 팬덤을 보유한 이와이 순지 감독. <러브레터>는 그의 첫 번째 장편 영화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 히로코와 첫사랑을 알지 못했던 여자 이츠키. 두 여성을 중심으로 '첫사랑'이란 소재를 신선하게 풀어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히로코가 과거의 사랑을 털어내는 이야기, 이츠키가 과거의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등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독특한 영화다. 다소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다른 입장의 두 여성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섞어냈다. 히로코와 이츠키 두 캐릭터를 혼자 소화한 나카야마 미호의 연기력도 돋보였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감독: 구파도 / 출연: 가진동, 천옌시 / 대만 / 2011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철없는 17살 소년 커징텅(가진동)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늘 말썽을 피우는 문제아다. 그는 반장이자 모범생, 션자이(천옌시)를 좋아한다. 반면 션자이는 커징텅을 그저 철없는 학우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실수로 교과서를 두고 오고, 커징텅은 자신의 책을 주고 대신 벌을 받는다. 이를 계기로 션자이는 커징텅에게 마음을 열고 둘은 점차 가까워진다.

누구나 처음은 서툴 수밖에 없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커징텅은 그런 미숙함을 듬뿍 담은 캐릭터다. 그는 소위 '흑역사'라 불릴만한 행동들을 보여준다. 초반부, 툴툴거리며 션자이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마치 초등학생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그의 서툰 모습은 오히려 밝고 경쾌한 영화 톤과 어우러져 코믹하면서도 풋풋한 분위기를 풍긴다. 유치한 설정, 콩트를 보는 듯한 과한 연기 등 B급 감성이 종종 등장하며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켜 준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창피하지만 지금은 웃어넘길 수 있는 첫사랑의 기억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플립>

감독: 로브 라이너 / 출연: 매들린 캐롤, 캘런 맥얼리피 / 미국 / 2010년
<플립>

줄리(매들린 캐롤)는 앞집으로 이사 온 브라이스(캘린 맥얼리피)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줄리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그녀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럼에도 줄리는 6년간 꾸준히 브라이스에게 애정 공세를 펼친다. 그러나 우연히 브라이스가 자신이 선물한 계란을 몰래 쓰레기통에 버리려는 것, 아픈 자신의 삼촌을 흉보는 것을 보고 그에게 크게 실망한다. 브라이스는 확연히 달라진 태도에 그녀가 점점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여타의 짝사랑 영화가 주로 사랑을 주는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면, <플립>은 사랑을 받는 인물도 비중 있게 묘사된다. 두 인물의 심리 또한 색다르다. 보통은 짝사랑을 하는 인물이 속앓이를 하지만 <플립>에서는 오히려 사랑을 받던 브라이스가 자신의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뒤늦게나마 브라이스는 줄리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는 일찍 철이 든 줄리를 바라보며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성립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 집중해보면 <플립>은 사랑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두 사람의 성장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붐>

감독: 클로드 피노트 / 출연: 소피 마르소, 알렉산드르 스털링 / 프랑스 / 1980년
<라붐>

13살 소녀 빅(소피 마르소)는 파리로 이사를 온다. 그녀는 사춘기가 오며 이성에 대한 관심이 싹트고,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도 커진다. 그녀는 또래 이이들이 모인 댄스파티에 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마티유(알렉산드르 스털링)와 연애를 시작한다.

"Dreams are my reality~". 영화는 못 봤어도 헤드셋을 끼워주며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을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영화 <라붐>은 빅과 마티유와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부모님과의 트러블과 화해를 통해 한 소녀가 사춘기를 통과하며 겼는 성장통과 첫사랑의 이야기를 담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 출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 이탈리아, 미국 / 2017년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남부 도시, 엘리오(티모시 샬라메)는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한동안 함께 머물게 된 올리버(아미 해머)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엘리오는 쉽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올리버는 애매한 태도를 보인다. 엘리오는 여자 친구를 만들어 그를 잊어보려 하지만, 감정은 쉽사리 식지 않는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사랑에 대한 망설임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감정을 매우 소극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늘 올리버의 주위를 서성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 불안해한다. 그런 엘리오는 여리다 못해 부서질 듯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때, 그 불안감은 곧 커다란 행복으로 변한다. 영화의 제목처럼 서로의 이름으로 상대를 부르는 둘의 모습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것만큼 큰 행복은 없다'라는 말을 그대로 화면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영화는 망설임부터 시린 이별까지, 첫사랑을 겪는 한 소년을 부수적인 이야기 없이 오롯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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