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속 ‘납뜩이’를 이을 캐릭터들이 나타났다. <너의 결혼식>은 고3 여름부터 20대에 들어서서까지 계속 서로의 곁을 맴도는 승희(박보영)와 우연(김영광)의 첫사랑 연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들의 첫사랑을 보다 더 특별하게 만드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우연의 곁에서 사랑에 대해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우연의 절친 3인방 근남(강기영)과 공자(고규필), 수표(장성범)다. 찰떡같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빵빵 터뜨리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이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최근 여러 작품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 신스틸러 3인방을 소개한다.
강기영
근남은 우연의 첫사랑을 가장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그의 단짝 친구다. 무슨 말을 들어도 19금으로 해석하고 마는 혈기왕성함. 생활밀착형 드립을 청산유수처럼 쏟아내다가도, 뜬금없이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졌던 캐릭터다.
교복부터 슈트까지 위화감 없이 소화해낸 근남 역의 강기영은 올해로 35살을 맞았다. 엄청난 동안 배우! 고등학생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로 지냈지만 중간에 그만뒀고, 우연히 보게 된 연극에 큰 감명을 받아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알고 보면 얼굴을 알리기 전 다수의 CF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이기도 하다. 연기 데뷔는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무대 위에 서며 연기자로서 첫 발을 디뎠고, 2014년 <사랑 주파수 37.2>, <고교처세왕>에 출연하며 드라마 데뷔를 치렀다.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라면 그의 얼굴이 전혀 낯설지 않을 터. <오 나의 귀신님>에서 허세와 생색으로 똘똘 뭉친 부주방장 ‘수셰프’를 연기하며 얼굴을 알린 그는 이후 <싸우자 귀신아>, <더블유>, <역도요정 김복주> 등에 출연해 각양각색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최근 종영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선 능글맞은 연애 코치 박 사장 역으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필모그래피의 대부분이 tvN 작품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차기작 역시 탄탄하다. 유승호 주연 드라마 <로봇>, 윤아와 조정석이 출연하는 액션 영화 <엑시트>(가제)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고규필
대학은 물론 하숙집까지 승희의 뒤를 졸졸 따라온 우연. 그곳에서 우연은 공자를 만난다. 어디로 튈지 모를 에너지를 지닌 나머지 친구들과는 달리, 공자는 이름 따라 귀공자스러운 성향을 지닌 캐릭터다. 섬세하고 순수한 데다 의상학과다운 탁월한 패션 감각까지, 독보적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
고규필은 올해로 데뷔 25년 차를 맞은 중견 배우다. 김민정, 정태우 등이 출연했던 이준익 감독의 첫 연출작 <키드 캅> 속 상훈을 연기하며 스크린 데뷔를 치렀다. 이후 학업에 충실하며 공백기를 지녔다가, KBS 20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며 다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 영화를 통틀어 현재까지 출연작만 40편인 다작왕! 2002년 <아 유 레디?>를 통해 배우로 복귀한 그는 이후 <마더>, <범죄와의 전쟁>, <뷰티 인사이드>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에 얼굴을 비추며 인지도를 쌓았다. 순경으로 출연한 <베테랑>에선 “여보 나야.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왜 욕을 해”란 생활밀착형 명대사를 탄생시키며 짧은 분량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고규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열일 행보에 있다. 영화 <너의 결혼식>, 드라마 <검법남녀>를 비롯해 올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만 8편! 누구보다 바쁜 올해를 보내고 있는 그의 앞날이 더 기대해보자.
장성범
우연의 친구들 중 가장 어른다운 어른으로 자란 인물. 이름부터가 계산적(?)인 수표는 인생의 거대한 관문들을 제 계산에 맞춰 착착 통과한 캐릭터다. 군대, 취업, 결혼까지 계획대로 성공하며 가장 FM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친구들과 있을 땐 변함없이 철없는 모습으로 돌아와 큰 웃음을 선사하던 캐릭터.
가장 어른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한 장성범은 <너의 결혼식>의 출연진 중 가장 어린 나이를 자랑한다. 1995년생인 장성범은 올해로 데뷔 5년 차를 맞았다. 2013년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김윤석의 아역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곧바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조연출 역으로 출연해 전지현과 호흡을 맞추며 신인답지 않은 당돌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드라마 <힐러>, <비밀의 숲>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간 굵직굵직한 작품들에만 출연해온 능력자. <힐러>에선 김문호(유지태)의 후배 기자 이종수를, <비밀의 숲>에선 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살인사건의 피해자, 박무성(엄효섭)의 아들 박경완을 연기하며 미스터리한 얼굴을 뽐냈다.
작년 여름 극장가에서도 장성범을 만나볼 수 있었다. <군함도>에선 군함도로 징용된 경성제국대 학생 오장우를 연기했다. 초반부부터 극의 마지막까지 주요한 위치에 서 관객들을 긴장에 몰아넣었던 캐릭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앞세웠던 다른 인물들에 비해 냉정한 감정을 유지해 더 돋보이던 캐릭터이기도 했다. <군함도> 개봉 당시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껏 ‘기죽지 말고 덤비자’는 태도로 연기했다”고 밝혔던 그. 차기작에서 만나볼 수 있을 그의 연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