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호스틸> 멜로와 공포의 결합
2018-08-29
글 : 박지훈 (영화평론가)

세상이 폐허가 된 가까운 미래, 식량을 구해 캠프로 돌아가던 줄리엣(브리트니 애시워스)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차는 전복되고, 다리는 부러져 움직이기조차 쉽지 않은데, 퇴화한 변종인간(하비에르 보텟)이 줄리엣을 노리며 차 주위를 서성거린다. 차 안에 고립된 줄리엣은 세상이 폐허가 되기 전, 사랑했던 잭(그레고리 피투시)과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마약중독으로 인생을 낭비하고 있던 줄리엣에게 다가와 조건 없는 사랑을 주었던 잭에 대한 기억은 이 지옥 같은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힘이 된다.

전복된 차 안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변종인간과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영화는 플래시백으로 줄리엣과 잭의 멜로드라마를 보여준다. 변종인간과의 사투가 스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는 사투보다는 줄리엣의 기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플래시백은 어떤 관객에게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또 다른 관객에게는 장르의 흥미로운 변용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인물의 행동과 이야기의 전개가 모두 납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멜로와 공포의 결합을 통해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영화 초반부에 인용한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괴물의 이미지다. 제15회 뉴욕호러필름페스티벌에서 여우주연상, 베스트SF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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