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는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 <목격자> 등에 이어 <너의 결혼식>까지 국내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그러나 7월까지만 해도 국내 극장가는 외화들이 강세를 이루었다. <마녀>, <독전> 등의 작품이 300만,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하기는 했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데드풀 2>, <앤트맨과 와스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등의 블록버스터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겨울 역시 국내 영화들이 낄 틈이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외화들이 극장을 수놓을 예정이다. 흥행을 노리는 국내 영화라면, 올겨울 펼쳐질 외화 전쟁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추위와 함께 찾아올 쟁쟁한 블록버스터들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2018년 11월 개봉 예정
감독: 데이비드 예이츠 / 출연: 에디 레드메인, 에즈라 밀러, 조니 뎁, 캐서린 워터스턴, 주드 로겨울 블록버스터 첫 번째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다. 솔직히 전편인 <신비한 동물사전>은 전주곡 느낌이 너무 강했다. 이번 영화는 이와 달리 본격적인 선, 악의 대립이 그려질 예정이다. 시리즈의 메인 빌런으로 알려진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조니 뎁)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그는 볼드모트가 사용하던 딱총나무 지팡이의 전 주인이다. 변신의 귀재, 조니 뎁이 그를 연기했으니, 볼드모트 이상의 존재감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주드 로가 연기한 어린 시절의 덤블도어도 등장한다.
<범블비> 2018년 12월 개봉 예정
감독: 트래비스 나이트 / 출연: 헤일리 스테인펠드, 존 세나, 피터 쿨렌<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스핀오프작 <범블비>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 <범블비>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늘 주인공 곁을 지키던 로봇, 범블비의 과거 이야기를 그렸다. 분위기도 크게 전환했다. 다양한 로봇들의 화려한 액션이 주를 이뤘던 이전에 비해, ‘로봇과 인간의 우정’이라는 드라마적 요소에 집중한 듯하다. 범블비의 외모도 동글동글 귀엽게 변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호평을 받은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 <로건>이 떠오르기도 한다. 모든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연출한 마이클 베이는 제작을 맡고, 신진 감독인 트래비스 나이트가 연출을 맡았다. 변화를 시도한 <범블비>는 돌아선 <트랜스포머> 팬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까.
<아쿠아맨> 2018년 12월 개봉 예정
감독: 제임스 완 / 출연: 제이슨 모모아, 엠버 허드, 윌렘 대포, 니콜 키드먼호러 킹 제임스 완 감독의 첫 번째 슈퍼히어로 영화 <아쿠아맨>. 제임스 완은 <쏘우>, <컨저링> 등의 호러 영화뿐 아니라 액션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도 성공적으로 연출한 감독이다. 그가 하락세의 DCEU(DC Extended Universe)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주얼만큼은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했던 DC였기에, 수중 왕국을 어떻게 표현했을지도 궁금하다. 새롭게 추가된 니콜 키드먼, 엠버 허드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제임스 완 감독은 이번 <아쿠아맨>에 대해 “이전의 DC 영화들과는 매우 다르다. 마치 나만의 공상 판타지 영화를 만드는 듯하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수중세계”라며 자신감을 비췄다.
<알리타: 배틀 엔젤> 2018년 12월 개봉 예정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 출연: 로라 살라자르, 크리스토프 왈츠, 마허샬란하쉬바즈 알리, 키언 존슨일본의 명작 만화 <총몽>을 영화화한 <알리타: 배틀 엔젤>(이하 <알리타>). 영화는 원작의 기본 설정대로 사이보그가 등장한 미래, 한 의사가 고철더미에서 버려진 사이보그 소녀를 발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메이즈 러너>에 출연했던 로라 살라자르가 기계 소녀 알리타를 연기했다. 이번 작품이 그녀에게는 첫 블록버스터 주연 영화다. 또한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의 한스 대령으로 연기파 배우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프 왈츠가 의사 역을 맡았다.
원래는 원작을 감명 깊게 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으려 했으나, <아바타> 속편 등의 일정으로 각본, 제작에만 참여했다. 대신 제임스 카메론의 선택으로 <스파이 키드> 시리즈, <씬 시티> 등을 연출한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감독으로 발탁됐다. 실패 사례가 많았던 일본 만화 원작 영화지만 거장의 애정이 듬뿍 담긴 작품이니, 다시 한 번 속아 보자.
<모털 엔진> 2018년 12월 개봉 예정
감독: 크리스찬 리버스 / 출연: 헤라 힐마, 로버트 시한, 스티븐 랭, 휴고 위빙<알리타>와 많은 공통점이 있는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모털 엔진>도 12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반지의 제왕>, <킹콩>의 피터 잭슨이 제작, 각본을 맡았으며, 신인 배우 헤라 힐마가 주연을 맡았다. <킹콩>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크리스 리버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SF 장르란 점도 <알리타>와 유사하지만, <알리타>가 사이보그 등 전자 기술을 소재로 한 사이버 펑크 장르라면, <모털 엔진>은 스팀 펑크 장르다.
스팀 펑크란 전자 기술 대신 1800년대 산업 발전의 상징인 증기기관 등 과거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SF 장르다. <모털 엔진>은 지구 종말로 황폐해진 미래, 바퀴가 달린 견인 도시들을 배경으로, 복수를 다짐하는 미스터리한 소녀 헤스터(헤라 힐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 소설가 필립 리브의 연작 소설 <견인 도시 연대기> 중 1편 <모털 엔진>을 원작으로 했다. 영화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시리즈물로 제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