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끝났다. 전년 대비 약 14.2% 흥행 수입이 상승한 8월을 뒤로하고, 지금 할리우드는 내년 오스카 레이스의 주자가 누가 될지 일찌감치 점치느라 바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그리고 콜로라도에서 열리는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공개된 신작들 때문인데, 보통 9월부터 연말 사이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오스카 시상식을 비롯한 각종 시상식 후보로 선정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주목받는 영화는 <라라랜드>로 최연소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 <퍼스트 맨>과 역시 오스카가 사랑한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의 신작 <로마>다. 특히 이 두편은 8월 31일 막을 올린 제45회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상영됐는데, 지난 2년 동안 오스카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한 <문라이트>(제89회 오스카 작품상)와 <레이디 버드>(제90회 오스카 5개 부문 노미네이션)가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퍼스트 맨>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남자 닐 암스트롱과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미션이었던 달 탐사에 대한 이야기로, <라라랜드>로 셔젤 감독과 인연을 맺은 라이언 고슬링이 닐 암스트롱 역할을,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의 클레어 포이가 암스트롱의 아내를 연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새로운 방향에서 조명하면서도 미스터리를 잃지 않은 감성적인 영화로 호평받는 중이다. 스페인어로 만들어진 시대물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는 감독 개인의 역사에서 90% 이상의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인터뷰로 화제가 됐다. 1970년대 멕시코시티에 살던 중산층 가족이 겪는 이야기를 극단적인 빈부격차로 고통받았던 그 당시 사회의 문제와 견주는 드라마로, 모든 장면이 흑백으로 촬영됐다. <퍼스트 맨>은 미국에서 10월 12일 극장 개봉하며, <로마>는 12월 14일 극장 개봉과 동시에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