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린 온 피트> 머묾과 떠남을 반복하는 찰리의 여정
2018-09-19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15살의 소년 찰리(찰리 플러머)는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아버지가 데이트로 외박을 할 때면 찰리는 홀로 밤을 보내곤 한다. 소년의 취미는 동네 근처를 조깅하는 것이다. 마을을 돌던 찰리는 경주마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델(스티브 부세미)을 알게 된다. 그가 시키는 일을 하고 돈을 받으면서 찰리는 점점 경마 일과 가까워진다. 특히 경주마 ‘린 온 피트’를 훈련시키고, 그가 경기에 참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경마 일에 깊숙이 개입한다. 그런 찰리에게 경마 주자 보니(클로에 세비니)는 말은 애완동물이 아니라고 주의를 준다. 찰리는 점차 우승을 위한 공공연한 편법과 소모당한 경주마가 처할 운명을 알게 된다.

영화는 경주마와 소년, 성장이라는 키워드의 조합에서 상상할 수 있는 그 모든 기대를 배반한다. 소년이 주자가 된다거나 관리자로서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말과 나누는 우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극적으로 강조되는 것도 아니다. 관객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머묾과 떠남을 반복하는 찰리의 여정이다. 관객이 그 여정의 강도를 체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다. <45년 후>(2015)의 앤드루 헤이그 감독의 작품으로 2017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상영작이다. <올 더 머니>의 유약한 외손자로 눈도장을 찍었던 찰리 플러머는 이 영화로 신인배우에게 주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상을 받으며 재능과 매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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