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체실 비치에서> 빌리 하울 -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는 재능
2018-09-19
글 : 임수연

빌리 하울은 문학을 스크린으로 소환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배우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그는 열등감에 절어 있는 지질한 남자 토니의 젊은 시절로 분했는데, 왜곡된 기억과 실제 사건 사이의 간극을 정확한 연기로 보여준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단편을 각색한 <BBC> 드라마 <검찰측 증인>에서 살인죄로 기소된 피고인 레너드 볼, 안톤 체호프의 동명 희곡을 기반으로 한 <갈매기>에서 대배우인 어머니와 갈등을 빚는 작가 지망생 콘스탄틴을 연기했다. 이언 매큐언의 동명의 소설 원작인 <체실 비치에서>의 빌리 하울은 시얼샤 로넌의 상대 배우로서, 무시무시한 연기를 펼친다.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리고 체실 비치로 신혼여행을 온 플로렌스와 에드워드는 갈등을 겪는다. 연애에 서툰 두 사람은 첫날밤,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한다. 소설에서 텍스트로 설명되어 있던 에드워드의 히스테릭한 심리는 빌리 하울의 밀도 높은 연기로 완벽하게 치환된다.

술, 마약 등에 손대며 반항적인 10대를 보냈던 빌리 하울은 행동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극장 워크숍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배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연기를 통해 자신을 치유한 그가 “원작을 천개의 조각으로 해체한 후 영상 연기로 재조립하는 작업”에 흥미를 느끼고 재능을 발휘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인간의 나약한 내면을 파헤친 작품들과 인연이 깊었다. “내가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빛, 심지어 경박함을 때로는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나는 불합리에 매료되었고, 부적절한 반응을 좋아한다.”(영국 콘텐츠 기업 ‘시네월드’ 블로그) 인간의 치부와 결점을 과감하게 녹여낸 캐릭터들과 잘 공명했던 그가 앞으로 입을 옷들 역시 결코 평면적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영화 2018 <아웃로 킹> 2018 <갈매기> 2017 <체실 비치에서> 2017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2017 <덩케르크> 2015 <사이더 위드 로지> TV 2019 <마더 파더 선> 2016 <검찰측 증인> 2014 <글루> 2014 <여형사 베라> 2014 <뉴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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