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의 극장주협회 ‘HDF Kino’가 내년 베를린국제영화제의 넷플릭스 영화 초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가 넷플릭스 제작 영화를 6편이나 초청했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에는 황금사자상까지 수여한 탓에 독일의 극장들도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 무역연합도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가 “넷플릭스의 마케팅 수단이 되었다”고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제와 넷플릭스, 그리고 유럽 극장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유럽연합에서는 유럽 국가의 현지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가 불리하지 않도록 세금 법규를 바꾸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영국에서 500만파운드 이상의 수익을 거뒀음에도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되레 20만유로의 세금 환급을 받았는데, 유럽 국가 중 상대적으로 세금 혜택이 많은 네덜란드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덕분이다.
한편,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 디지털 65mm로 촬영한 카메라에 담긴 흑백 화면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로 이뤄진 이 영화를 극장 상영으로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 늘어날지 모른다. 이는 결국 넷플릭스의 배급 정책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와 작업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나 코언 형제 모두 자신의 작품이 극장 개봉되길 바라고 있고 그에 대해 극장과 협의 중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감독들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라도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넷플릭스는 창작자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극장 배급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모두가 넷플릭스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