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미국의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이하 <SNL>)의 호스트로 아콰피나가 출연해 화제였다. 아콰피나는 올여름 미국에서 개봉한 뒤 지금까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과 <오션스8>(2018)의 출연배우로,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엔터테이너다. 그녀의 출연은 ‘Asian August’라 불리던 올여름 아시아계 미국 배우들의 대활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다양성이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을 다시 느끼게 해준 기회였다. 올해로 44번째 시즌을 맞은 <SNL>의 역사에서, 아콰피나 이전에 아시아계 미국 여성이 호스트로 나선 건 2000년 12월 16일의 루시 리우가 유일했다. 이 밖에 성룡(2000년 5월 20일), 아지즈 안사리(2017년 1월 21일), 쿠마일 난지아니(2017년 10월 14일) 등 총 5명이 지난 40여년간 <SNL>의 호스트를 맡은 아시안 또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전부다. 미국 연예지 <인디와이어>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75년에 시작된 <SNL>은 지금까지 800여편이 넘는 에피소드를 방송했으나 1975년부터 2016년까지 호스트를 맡은 출연자들의 90% 이상이 백인이었으며, 이외에 6.8%가 흑인, 1.2%가 히스패닉, 그리고 1.1%가 기타였다. <SNL>은 지난 2013년 흑인 멤버, 특히 여성 코미디언이 전무하다는 비난이 커지자 오디션을 통해 2명을 고용했으며, 이중 레슬리 존스는 당시 코미디 작가로 채용됐다가 출연진으로 발탁돼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나심 페드라드가 첫 아시아계 멤버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멜리사 빌라세뇨르가 첫 히스패닉계 멤버로 활동 중이다. 이처럼 가장 진보적인 방송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SNL>이지만, 다민족으로 구성된 진정한 미국을 대변하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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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에도 아시안 어거스트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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