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창궐> 야귀떼가 온 세상을 집어삼켰다!
2018-10-24
글 : 김현수

때는 무능한 임금 이조(김의성)가 간신배에 둘러싸여 왕권을 잃어가던 조선시대. 청나라에서 수학하던 왕자 이청(현빈)이 세자이자 형인 이영(김태우)의 부름을 받고 조선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때 야귀떼가 창궐하면서 백성들의 터전이 쑥대밭이 된다. 세자 이영을 비롯한 그의 수하들이 반역을 꾀했다는 죄를 물어 숙청을 당하면서 조정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 궁의 안팎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틈타 무능한 이조에 맞서 다른 뜻을 품고 있는 병조판서 김자준(장동건)이 일을 꾸미기 시작한다. 왕위는 물론 국가의 안위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이청은 자신을 지도자로 모시려는 반란군들의 등쌀에 못 이겨 일단 야귀떼를 무찌르기 시작하는데 그 수가 점점 불어나 한성까지 위험해진다. 좀비라는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를 조선시대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창궐>이 택한 전략은 재난보다는 액션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야귀란 존재는 좀비와 뱀파이어의 성격을 일부 차용해 만든 괴물이다. 이에 맞서 이청을 비롯해 학수(정만식), 박종사(조우진), 덕희(이선빈), 대길(조달환) 등 주변 인물들은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무기를 부여받아 서로 다른 액션을 펼친다. 조선시대라는 특수한 배경과 야귀의 결합이 자연스럽다고 여겨진다면, 그것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조합하려 한 각본 덕분일 것이다. 현빈과 장동건의 대결 장면 역시 얼굴이 다 하게 내버려두지 않으며 주어진 재료를 분주하게 활용한 웰메이드 액션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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