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코치 기철(마동석)은 부당한 판정에 항의하다 제명당한 후 동생의 소개로 지방의 기간제 체육교사 자리를 얻는다. 제 몸 사리기 급급한 학교 선생들의 무관심 속에 학생들로부터 공납금 거두는 일을 맡은 기철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여고생이 실종되었는데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유진(김새론)만이 실종된 친구 수연(신세휘)을 찾아나선 가운데, 기철과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이윽고 힘을 합친 두 사람은 누군가에 의해 수연의 흔적들이 지워지고 있음을 눈치챈다.
시작부터 끝까지 기시감의 연속이다. <동네사람들>은 그동안 한국 스릴러영화에서 수없이 차용된 소재와 상황, 해결방식을 총집합시킨 영화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악당에게 지배당하는 작은 마을에 정의로운 아웃사이더가 도착해 사건을 해결하고 홀연히 떠나는 구조는 큰 틀에서 서부극이 연상되는데 디테일은 지극히 한국(영화)적이다. 폐쇄적인 지방도시, 침묵하는 다수와 소외된 약자 등 한국 사회가 장르적으로 소비해 온 사회적 부조리를 옹기종기 뭉쳐 놓은 이 영화는 그래서 익숙하고 동시에 식상하다. 쉽게 예상 가능한 서사, 1차원적인 악역 캐릭터들은 극적 갈등은 물론 상황마저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마동석 캐릭터의 소모적인 반복이다. 여전히 유효하고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 있지만 그 힘이 깎여나가는 게 확연히 보여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