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봐도 봐도 새로워! 할리우드 대표 ‘천의 얼굴’ 배우들
2018-11-15
글 : 김진우 (온라인뉴스2팀 기자)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해리 포터>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신비한 동물> 시리즈에서 메인 빌런 그린델왈드를 연기한 조니 뎁. 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11월14일 개봉했다.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답게 이번 영화 속 하얀 백발과 오드아이로 무장한 그의 모습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조니 뎁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팀 버튼 감독의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여러 영화에서 독특한 외관을 자랑했다. 또한 말투, 표정까지 디테일한 변화를 주며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기존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역할로 변신에 성공한 배우들은 많지만, 조니 뎁처럼 수많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조니 뎁처럼 꾸준한 작품 활동 속에서 다채로운 이미지를 뽐낸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봐도 봐도 새로운, 할리우드의 대표 ‘천의 얼굴’ 배우들을 모아봤다.

크리스찬 베일

<아메리칸 사이코>
<머시니스트>
<아메리칸 허슬>
<바이스>

크리스찬 베일은 ‘천의 얼굴’이 아니라 ‘천의 체형’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그는 2000년, 상류층 사이코패스를 연기한 <아메리칸 사이코>로 조각 같은 근육을 선보였다. 그리고 5년 뒤 <머시니스트>에서는 불면증으로 야위어가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55kg까지 체중을 감량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키가 183cm의인 그를 생각하면 심각한 수준의 체중 미달이다. <머시니스트>의 브래드 앤더슨 감독까지 그를 말렸을 정도라고. 살신성인의 연기를 보여준 그는 곧바로 <배트맨 비긴즈>의 배트맨 역을 맡아 근육질의 몸으로 돌아왔다.

부패한 사기꾼을 연기한 <아메리칸 허슬>에서는 반대로 20kg 가까이 체중을 증량했다. 과도한 체중 증량이 필요한 경우, 특수분장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는 실제로 몸을 불렸다. 그 외에도 <파이터>, <다크 나이트> 시리즈 등 수많은 작품에서 배역에 맡는 몸을 만들며 크리스찬 베일은 고무줄 몸무게의 대명사 배우가 됐다. 12월 21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바이스>에서는 실존 인물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을 맡으며 체중 증량에 노인 분장까지 더했다. 이제는 어떤 모습도 그의 본 모습이라 하기 어려울 듯하다.

자레드 레토

<패닉 룸>
<챕터 27>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수어사이드 스쿼드>

만 4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 배우 자레드 레토. 맨 얼굴의 자레드 레토는 소년 같은 이미지를 자랑하지만, 오히려 그는 이와 상반되는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했다. <파이트 클럽>, <아메리칸 사이코>, <패닉 룸>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중 2002년 개봉한 <패닉 룸>에서는 돈을 위해 강도 범죄를 계획하는 청년 맥을 연기, 드레드 머리와 수염을 통해 거친 이미지를 자랑했다.

<챕터 27>에서는 크리스찬 베일처럼 엄청난 체중 증량을 통해 캐릭터를 소화했다. 존 레넌의 살인 용의자 마크 채프먼을 그린 <챕터 27>. 자레드 레토는 실제 마크 채프먼의 외모를 재현하기 위해 30kg 가까이 살을 찌웠다. 또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는 에이즈에 감염된 트랜스젠더 레어언을 연기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분장뿐 아니라 몸짓, 말투까지 완벽히 바꾼 그는 그 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그런 그는 <다크 나이트>를 통해 역대급 악역이라는 찬사를 받은 히스 레저의 다음 타자로,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조커를 연기했다. 자레드 레토의 조커는 외관상으로는 원작과 가장 유사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 자체가 부족한 개연성 등으로 혹평을 받으며, 그는 히스 레저를 뛰어넘지 못한 비운의 조커로 남았다. 아직 그에게는 조커 솔로 무비가 남았으니, 과연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샤를리즈 테론

<몬스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툴리>

샤를리즈 테론도 배역을 위해 뛰어난 외모를 감춘 대표적인 배우다. <베가번스의 전설>, <이탈리안 잡> 등을 통해 미녀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확립한 샤를리즈 테론. 그런 그녀를 연기파 배우 반열에 올린 영화가 패티 젠킨스 감독의 <몬스터>다. 미국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 에일린 워노스의 삶을 그린 영화에서 그녀는 배역을 위해 체중을 증량, 피부를 망가트리며 실존 인물과의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실제 에일린 워노스의 편지를 수백 통 읽으며 배역에 몰입한 그녀는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샤를리즈 테론은 <노스 컨츄리>, <핸콕> 등 상업성과 작품성을 넘나들며 왕성히 활동했다. 그리고 2012년에는 백설공주 동화를 재해석한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하 <헌츠맨>)에서 사악한 왕비, 이블 퀸을 연기했다. <헌츠맨> 속 그녀는 백설공주에게 자격지심을 가지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외모로 “미스 캐스팅”이라는 농담까지 유발했다. 반면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는 삭발까지 강행하며 저항군의 수장 퓨리오사를 연기, 주인공 맥스(톰 하디)를 뛰어넘는 카리스마와 액션을 보여줬다. 최근작으로는 11월22일 국내 개봉을 앞둔 <툴리>에서 육아에 지친 슈퍼맘 마를로를 연기했다. 육아 스트레스로 살이 찐 배역을 위해 20kg을 증량했다.

짐 캐리

<브루스 올마이티>
<이터널 선샤인>
<넘버 23>
<트루 크라임>

짐 캐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코미디다. <에이스 벤츄라> 시리즈, <마스크>, <브루스 올마이티> 등 그의 필모그래피는 코미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드라마 요소가 강했던 <트루먼 쇼>에서도 그는 특유의 익살맞은 표정과 미소로 웃음을 유발했다. 그러나 그에게 코미디언이라는 수식어는 너무 좁은 의미인 듯하다.

그는 2001년,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힌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마제스틱>으로 처음 정극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2004년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 선샤인>을 통해 코미디에만 국한되지 않았음을 확실히 입증했다. 하루아침에 자신과의 기억을 모두 삭제한 연인(케이트 윈슬렛)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자 조엘(짐 캐리). 아름다운 추억과, 그것이 모두 사라진다는 괴로움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코미디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로도 짐 캐리는 스릴러 영화 <넘버 23>에서 편집증에 시달리며 미쳐가는 남자 월터, 마초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탐정 핑거링 1인 2역을 소화하며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코미디의 황제’라 불릴 만큼 코미디언의 인식이 강했던 그가 단 한 번의 시행착오 없이 배역에 맞는 연기를 보여준 것이 놀랍다. 이후로도 주로 코미디로 활약하던 짐 캐리는 2016년 범죄 스릴러 <트루 크라임>으로 오래간만에 웃음기를 뺀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를 맡은 그는 삭발과 덥수룩한 수염을 통해 이미지를 전환시켰다. 이제 그에게서 “코미디가 떠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부질없는 의심인 듯하다.

헬레나 본햄 카터

<햄릿>
<파이트 클럽>
<빅 피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독특한 상상력의 팀 버튼 감독 영화로 헬레나 본햄 카터를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리즈의 빨간 여왕을 비롯해, <다크 섀도우>, <유령신부> 등 팀 버튼 감독의 영화에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그녀의 초창기 작품은 <햄릿>, <십이야> 등 시대극이 주를 이루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극을 영화한 작품들에서 그녀는 오필리아, 올리비아 등 유명 배역을 연기했다.

이후 180도 다른 이미지 변신을 선보인 영화가 데이빗 핀처 감독의 <파이트 클럽>이다. 결과는 대성공.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로운 성격의 말라(헬레나 본햄 카터)는 전작들의 이미지를 한번에 지울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그녀는 2001년 <혹성탈출>을 통해 팀 버튼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후 꾸준히 그의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 팀 버튼 영화 속 그녀는 <파이트 클럽>과 마찬가지로 괴짜 같은 성격이 돋보이는 배역이 많았지만, 2004년작인 <빅 피쉬>에서는 첫사랑을 간직한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영국의 말더듬이 왕 조지 6세(콜린 퍼스)의 부인을 연기한 <킹스 스피치>, 악랄한 마녀 벨라트릭스를 맡은 <해리 포터> 시리즈 등 그녀의 다채로운 이미지 변신은 셀 수 없을 정도다.

틸다 스윈튼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케빈에 대하여>
<설국열차>
<옥자>
<서스페리아> 속 1인 2역의 틸다 스윈튼

영국 출신의 틸다 스윈튼은 1990년대 초부터 <에드워드 2세>, <올란도> 등의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2005년 <콘스탄틴>에서 타락천사 가브리엘을 맡으며 첫 블록버스터 영화를 장식, 같은 해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 중심 악역인 하얀 마녀를 연기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에는 <마이클 클레이튼>, <아이 엠 러브> 등 주로 작품성을 중시한 작품들로 활약했다. 그중 린 램지 감독의 <케빈에 대하여>에서는 사이코패스 아들(에즈라 밀러)을 둔 엄마, 에바를 연기하며 오랜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그녀의 팔색조 같은 면모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작품 속에서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열차>에서 그녀는 꼬리칸 사람들을 괴롭히는 열차의 2인자 메이슨 총리를 연기했다.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에서 모티브를 따온 그녀는 독특한 패션, 억양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서도 슈퍼돼지 옥자를 이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려는 미란도 역으로 찰진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노년의 대부호로,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스승 에인션트 원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11월2일 북미 개봉한 <서스페리아>에서는 초창기 작품인 <올란도>처럼 성별까지 바꾸었다 하니, 그녀에게 배역의 한계란 없는 듯하다.

호아킨 피닉스

<글래디에이터>
<마스터>
<그녀>
<너는 여기에 없었다>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오리진>(가제) 메이크업 티저 영상

연기파 배우하면 칸과 베니스를 모두 섭렵한 배우, 호아킨 피닉스도 빠질 수 없다. 2000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에서 광기에 휩싸인 황제 코모두스 역으로 주목받은 호아킨 피닉스. 이후 그는 <빌리지>, <호텔 르완다>, <앙코르> 등 다양한 작품으로 연기력을 쌓았다. 그리고 2012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마스터>에서 그는 과거에 대한 상처와 현재의 욕망이 뒤섞인 프레디 를 연기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2017년 린 램지 감독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에서는 트라우마에 휩싸인 살인청부업자의 깊은 내면을 보여주며 칸영화제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줬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남자를 연기한 <그녀>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그는 DCEU 속 자레드 레토의 조커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조커 오리진>(가제)에서 조커를 연기하고 있기도 하다. 공개된 메이크업 티저 영상 속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조커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주로 그로테스크한 분장이 대두됐던 이전에 비하면, 그의 모습은 평범한 광대에 가까워 보인다. 영화 역시 배트맨의 숙적이 아닌, 조커에 집중해 평범한 코미디언에서 범죄자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고 전해졌다. 연기파 배우가 그리는 조커는 어떤 영화를 탄생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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