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그린델왈드가 탈출했다
2018-11-21
글 : 김현수

그린델왈드(조니 뎁)가 탈출했다. 시리즈 전편인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마법 세계와 비마법 세계의 공존을 깨려고 했던 사악한 마법사 그린델왈드는 뉴욕에서 활개를 치다가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와 미국 마법부 의회에 의해 붙잡힌 바 있다. 하지만 유럽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그가 탈출하고 만다. 이번 영화는 그린델왈드의 탈출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린델왈드의 탈출 목적은 프랑스 파리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포섭해 자신의 수하로 삼는 것. 영국으로 돌아왔던 뉴트는 덤블도어 교수(주드 로)로부터 자신은 나설 수 없으니 그린델왈드에 맞서달라는 지령을 받고 역시 파리로 향한다. 전편에 등장했던 뉴트의 친구들, 제이콥(댄 포글러)과 퀴니(앨리슨 수돌), 그리고 오러로 복귀한 티나(캐서린 워터스턴)도 각자의 이유로 파리로 향해 모두 만나게 된다. 전편의 캐릭터가 모두 이어 등장하며, 덤블도어와 내기니(수현) 등 뉴페이스가 추가된다는 점 외에 이번 영화에서 더 기대할 만한 요소는 사실상 없다. 전반적으로 1편에 비해 너무 늘어지는 이야기 전개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캐릭터의 출생과 신분의 비밀이 밝혀지는 방식도 치밀하지 못하고 긴 상영시간을 낭비하다 서툴게 봉합하고 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대했던 내기니의 단편적인 캐릭터 활용도 아쉽다. 전편에서 밀도 있게 다뤘던 크레덴스와 그린델왈드의 갈등은 오직 마지막 반전을 위해 이어지며, 시리즈의 인장과도 같았던 신비한 동물들의 등장도 이야기의 진행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어디에도 속하기 싫어하는 아웃사이더 기질의 비폭력 평화주의자 뉴트의 매력도 반감됐다.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미 작가가 개봉 전부터 상세한 풀이를 해줬음에도 영화가 애써 언급을 피하려 하는 듯해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모든 걸 다음 편으로 유보시킨 엉성한 징검다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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