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베일리 어게인>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환생을 거듭하는 개
2018-11-21
글 : 장영엽 (편집장)

스웨덴 감독 라세 할스트롬이 <하치 이야기>(2009)에 이어 다시 한번 인간과 개의 교감을 다룬 영화를 연출했다. 원작은 W. 브루스 카메론의 베스트셀러로, 국내에는 지난 2014년 <내 삶의 목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다. <베일리 어게인>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환생을 거듭하는 개가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룬다. 유기견으로서의 짧은 생을 마감한 개는 다음 생에서 쾌활한 소년 이든(브라이스 게이사)과 그의 가족을 만나 사랑받는 반려견 베일리(목소리 출연 조시 개드)가 되고, 그 다음 생에서는 엘리라는 이름의 경찰견으로서 경찰 카를로스의 수사를 돕는다. 또 다른 생에서 개는 외로운 여성 마야의 유일한 벗이 되어주다가 마야가 사랑에 빠진 남자의 반려견과 우정과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네 번째 환생에서 그에게 주어진 삶은 떠돌이 방랑견이다. 정처없이 떠돌던 그는 익숙한 냄새를 발견한다.

<베일리 어게인>은 다시 태어날 때마다 다른 환경과 다른 몸, 다른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개의 모습을 통해 존재의 이유를 반추하는 영화다. 네번의 환생을 거치며 영화의 화자인 개에게도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존재가 생긴다.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세계가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먹먹하게 묘사되는 가운데 반려동물과 집사가 주고받는 애틋한 교감의 순간들이 공감을 자아낸다. 삶의 희로애락을 따스한 필치로 조명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라세 할스트롬의 장기가 반영된 휴머니즘 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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