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뿌리>와 <자기 앞의 생>으로 콩쿠르상을 2회 수상한 로맹 가리의 자전적 소설 <새벽의 약속>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새벽의 약속>은 로맹 가리의 유년 시절부터 첫 번째 장편소설 <유럽식 교육>을 탈고한 때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어머니와의 기억이 주를 이룬다. 영화는 <새벽의 약속> 집필을 막 끝낸 40대의 로맹 가리(피에르 니네이)의 원고를 아내 레슬리가 택시 안에서 읽으며 <새벽의 약속>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고 비교적 원작에 충실하다. 폴란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유대계 러시아인 로맹 가리의 어머니 니나(샬롯 갱스부르)에게 유일한 희망은 아들 로맹이었다. 니나의 인생은 모두 로맹을 향해 있었으며, 로맹 또한 니나의 자랑이 되고자 노력했다. 니나가 로맹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한 것도 로맹을 고매한 ‘프랑스인’으로 만들고자 함이었다. 로맹은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대문호가 되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하지만, 한편으론 어머니의 집착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공부를 위해 파리로 떠난 로맹은 얼마 지나지 않아 2차대전이 발발해 군에 징집된다.
영화는 내레이션을 통해 소설의 해석을 살린다. 그럼에도 영화이기에 소설의 묘사와 해석을 모두 취할 수는 없었고, 다양한 시간대와 연계되는 소설과 달리 연대순으로만 진행됨으로써 원작의 많은 의미들을 잃어버린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