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부탁 하나만 들어줘> 용씨네 PICK, “전형성 깨트린 폴 페이그의 여성 스릴러”
2018-12-07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용씨네 PICK’을 진행 중인 <씨네21> 임수연, 이주현 기자.

“<서치> <완벽한 타인> <국가부도의 날> 등 용씨네 PICK으로 선정된 영화는 흥행에 성공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생겨 오늘 이 자리가 부담되기도 하지만, <부탁 하나만 들어줘>가 워낙 흥미로운 작품이기 때문에 그 공식은 이번에도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영화를 보는 두 시간 동안 한눈을 팔 수 없었다.” <씨네21> 이주현 기자의 말을 이어받아 임수연 기자도 말했다. “‘폴 페이그 감독이 설마 평범한 스릴러영화를 만들겠어?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봤는데, 감독 특유의 유머가 그대로 살아 있는 진짜 스릴러영화를 만들었더라.” <씨네21>과 CGV용산아이파크몰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 프로그램 용씨네 PICK의 여섯 번째 영화로 폴 페이그 감독의 <부탁 하나만 들어줘>가 선정됐다. 12월 3일 진행된 이날 시사회에는 <씨네21> 이주현, 임수연 기자가 진행자로 참석해 원작 소설과 영화의 비교부터 프로덕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영화의 이해를 돕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고스트버스터즈>(2016), <스파이>(2015), <히트>(2013),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2011) 등을 통해 여성 캐릭터 코미디영화의 독보적 영역을 선보인 폴 페이그 감독의 스릴러영화다. 주인공은 패션회사에서 일하는 워킹맘 에밀리(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인터넷 개인방송 브이로그를 운영하며 남편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는 전업맘 스테파니(안나 켄드릭). 에밀리와 스테파니의 교집합이라곤 아들이 있다는 것뿐이지만 이들은 유치원 학부모로 만나 금세 친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에밀리가 실종되고 시체가 발견된다. 스테파니와 에밀리의 남편 숀(헨리 골딩)은 사랑하는 친구와 아내를 잃었다는 슬픔을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스테파니와 숀이 가정을 합치려던 때, 죽은 줄 알았던 에밀리가 살아 돌아온다. 영화의 원작은 2017년에 출간된 다시 벨 작가의 동명 소설이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아마존에서 영화화 결정이 이루어졌고, 애초 제작 의뢰를 받은 폴 페이그는 각본가 제시카 샤저가 각색한 시나리오에 반해 연출까지 맡게 된다. 이주현 기자는 “영화와 소설은 사뭇 다르다”라며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사소한 설정의 차이로는, 영화에선 스테파니가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브이로거지만 소설에선 글을 쓰는 블로거로 나온다. 영화에서 에밀리가 즐겨 마시는 진 마티니는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영화와 소설은 결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결말의 차이가 영화와 소설의 온도를 결정하는데, 전업맘 캐릭터를 좀더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쪽은 영화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

폴 페이그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뒤따랐다. 연출한 작품 모두 큰 수익을 낸 북미의 흥행 감독 폴 페이그는, 임수연 기자의 설명처럼 “코미디를 주로 만들었지만 194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영화에 애정이 큰 시네필 감독”이다. “앨프리드 히치콕과 하워드 혹스를 좋아한다는 폴 페이그 감독은, 특히 로맨틱 코미디부터 서부극과 스릴러까지 그 어떤 장르든 다 잘해냈던 하워드 혹스 같은 감독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폴 페이그 감독은 ‘하워드 혹스가 스릴러도 잘했으니 나 역시 코미디뿐 아니라 스릴러도 잘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어서 <부탁 하나만 들어줘>의 연출까지 맡게 됐다고 한다.”(임수연) 이주현 기자는 “폴 페이그의 영화를 설명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코미디와 여성 캐릭터”라고 얘기를 이어갔다. “폴 페이그 영화의 베이스는 코미디다. 거기에 액션이 더해지고, SF적 장치가 더해지고, 스릴러가 더해져서 폴 페이그만의 장르가 완성된다. 전복과 과장의 문법을 잘 다루는, 코미디 감각이 탁월한 감독이다. 또한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부터 <부탁 하나만 들어줘>까지 모두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었다. 스테레오타입의 여성은 그의 영화에 존재하지 않는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에서 에밀리가 처음 등장하는 순간, 멋진 스리피스 바지 정장에 아찔한 힐을 신고 유치원에 나타난 에밀리를 보고 이 영화에 반해버렸다.”(이주현)

<부탁 하나만 들어줘>

폴 페이그 영화의 여성 캐릭터들은 ‘여자들은 뭐든 할 수 있다’(Girls can do anything)라는 것을 보여준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에서도 그 기조는 이어진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피치 퍼펙트> 시리즈 등에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안나 켄드릭은 가족이라곤 어린 아들이 유일한 전업맘 스테파니를 연기한다. 이주현 기자는 “좋은 엄마가 되는 데 열중하는 스테파니의 넘치는 에너지가 코미디 요소로 쓰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스테파니를 결코 전형적인 슈퍼맘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전업주부라는 말에 갇혀 과소평가되기 쉬운 여성의 능력을 재발견해서 보여준다. 착하기만 한 성자가 아니라 죄책감 속에 섹스를 하고 행복을 느끼는 이중적인 캐릭터이고, 탐정으로서의 재능도 발휘하는 흥미로운 여성 캐릭터다”라고 스테파니를 설명했다. 드라마 <가십걸>로 스타가 된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이번 영화에서 주도권을 쥐고 원하는 건 다 가지려는 에밀리를 연기한다. 임수연 기자는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아름다운 외모로만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지만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중요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영화에서 입고 나오는 화려한 의상도 인상적인데 이 또한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아이디어였다. “촬영장에 늘 멋있는 슈트를 차려입고 나타나는 폴 페이그 감독에게서 영감을 받아, 그렇다면 에밀리도 스리피스 바지 정장을 입으면 좋겠다고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직접 의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임수연 기자는 전했다. 의상과 함께 음악의 쓰임에서도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에는 샹송이 많이 쓰였다. 이주현 기자는 “전형적인 스릴러영화의 음악이라고 할 수 없는 밝은 느낌의 샹송이 오프닝 크레딧에서부터 흘러나온다. 스릴러영화지만 동시에 웃음 또한 허락하겠다는 뜻이 담긴 폴 페이그의 화법이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라 설명했다. 참고로 음악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 <스파이> 등을 함께한 시어도어 셔피로다.

비가 내리는 12월의 첫 번째 월요일 저녁에 이루어진 시사회였지만, <부탁 하나만 들어줘>가 남긴 여운과 영화의 행간을 채워주는 다양한 정보에 관객은 집중했다. 이주현 기자는 “영화의 여운을 음미하며 집에 돌아가 차가운 진 마티니를 한잔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길 바란다”는 말로 인사를 전했다. <씨네21>과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용씨네 PICK은 앞으로도 매달 진행되며, <씨네21> 독자 인스타그램과 CGV 홈페이지 모바일앱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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