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부탁 하나만 들어줘> 간단한 부탁에서 시작된 간단하지 않은 사건
2018-12-12
글 : 김성훈

같은 반 아이를 둔 두 여성이 있다. 스테파니(안나 켄드릭)는 남편과 사별해 혼자서 아들 마일스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전업주부로서 자신의 일상과 요리 만드는 법을 ‘브이로그’에 방송하는 게 그의 낙이다. 에밀리(블레이크 라이블리)는 패션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남편 숀(헨리 골딩)과 함께 아들 니키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숀이 10여년 전 첫 소설을 낸 뒤 아직도 다음 소설을 내지 못해 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탓에 비싼 집값을 감당하는 게 부담스러운 하우스푸어이기도 하다. 종종 우울하고, 오후만 되면 마티니를 즐겨 마시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스테파니와 에밀리는 학교 수업이 끝난 마일스와 니키를 데리러 오면서 만나기 시작해 이후 속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어느 날, 에밀리는 니키를 스테파니에게 맡긴 뒤 갑자기 사라진다.

<스파이>(2015), <고스트버스터즈>(2016) 등을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의 신작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스테파니가 실종된 에밀리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다.

취향도, 성격도, 가정형편도 제각기 다르고, 그나마 꼽을 수 있는 공통점이라면 육아가 유일한 두 여성의 불협화음은 이야기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동력이다. 도통 속내를 알 수 없어 남편 숀으로부터 “유령 같은 여자”로 통하는 에밀리의 과거가 하나둘씩 드러날 때마다 서스펜스가 차곡차곡 구축된다. 전작에서 밝고 우아한 역할을 주로 맡다가 이 영화에서 어둡고 우울하며 시크한 면모를 과감하게 보여주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에밀리 실종사건’을 파헤치면서 성격이 좀더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엄마’ 안나 켄드릭의 상반된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가 크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다시 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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