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은혼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 소심해진 신센구미 부장 ‘히지카타’
2018-12-12
글 : 송경원

천인이라 불리는 외계인이 지배하는 가상의 막부시대 에도, 해결사 긴토키(오구리 슌), 신파치(스다 마사키), 카구라(하시모토 간나)는 집세를 내지 못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 중이다. 한편 신센구미의 히지카타 도시로(야기라 유야)는 호위 임무 중 정체불명 인물에게 공격당해 소심한 오타쿠로 성격이 바뀐다. 신센구미를 차지하려는 참모 이토 가모타로(미우라 하루마)는 도시로의 부재를 틈타 본색을 드러내고, 여기에 막부 타도를 외치는 귀병대 세력이 얽히면서 혼란은 점차 가중된다.

2017년 실사화되어 일본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은혼>의 속편인 <은혼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은 <은혼> 시리즈 특유의 망가짐과 패러디의 재미를 다시금 선사한다. ‘SF 감독 시대극 코미디’라는 원작자의 설명처럼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일본 서브 컬처를 관통하며 한바탕 난장을 벌인다. 수시로 제4의 벽을 허물고 허락 없는 패러디를 남발하는 등 아슬아슬한 재미가 있다. 다만 이번에는 훨씬 안전하고 착한 길을 택한다. 신센구미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는 익숙하고 전개는 상식적이며 장면의 완성도는 전작보다 훨씬 높다. 그럼에도, 아니 그래서 ‘은혼스러운’ 병맛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어차피 태생부터 괴작이란 평을 피해갈 수 없는데, 1편이 오히려 그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영리한 실사화라고 말할 수 있다면 2편은 ‘규칙을 하나도 깨지 않고’ 적당히 타협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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