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더 파티> 7명의 게스트, 71분간의 폭로전
2018-12-19
글 : 김소미

<더 파티>는 흑백의 화면, 한정된 공간에서 어느 날의 저녁 식사가 불러온 잔인한 희비의 교차를 그린다. 1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동안 파티는 계속해서 병적으로 비틀어질 뿐이다. 보건부 장관에 임명된 자넷(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은 축하파티 겸 6명의 친구들을 초대한다. 냉소적인 에이프릴(퍼트리샤 클라크슨)과 고트프리드(브루노 간츠), 임신부인 지니(에밀리 모티머)와 파트너 마사(체리 존스), 그리고 훤칠하지만 신경과민인 은행가 톰(킬리언 머피)이 자신의 아내 마리안이 곧 올 거리고 계속해서 기다린다.

지나치게 우울한 자넷의 남편 빌(티모시 스폴)을 포함해 7인의 인물들은 파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자석에 반응하는 나침반처럼 각자의 극점을 향해 나아간다. 그들 모두 어떤 식으로든 세상이 불만스럽다.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 이념 논쟁, 건강보험 문제 등 <더 파티>가 언급하는 이슈와 신랄한 대화를 엿듣는 것은 분명 즐거운 경험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 영화를 “새로운 브렉시트 시대의 코미디”라고 평했다. <올란도>(1993), <탱고 레슨>(1997), <예스>(2003) 등을 만든 샐리 포터 감독이 영국의 정치 상황을 주시하면서 만들어낸 <더 파티>는, 다양한 개인에게서 우러나오는 이상과 실천 사이의 모순, 편견과 아집, 그리고 사회적 제스처들로 포장된 중산층의 허약함을 드러냄으로써 익살맞은 정치 풍자극으로 기능한다. 영화의 첫 장면, 화면이 밝아지고 문이 열리면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관객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이미지를 다시 곱씹게 되는 작품이다. 샐리 포터 감독과 꾸준히 함께 작업해온 알렉세이 로디오노프 촬영감독의 핸드헬드 카메라가, 한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배우들의 동선을 따라 은밀히 떠돈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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