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작품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배우들에게도 한때 역할을 따내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패기부터, 나이 위조는 물론 학력 위조까지! 신인 시절부터 대범했던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 나이 위조형
밀라 쿠니스
“14살의 밀라 쿠니스, 18살이라고 제작진을 속이다”밀라 쿠니스의 얼굴을 알린 작품은 FOX에서 방영된 시트콤 <70년대 쇼>다. <70년대 쇼>의 제작진은 18살 이상의 배우들을 캐스팅하길 원했다. 당시 14살이었던 밀라 쿠니스는 제 나이를 4살 위로 올려 18살이라는 가짜 나이로 오디션에 응했다. 또래에 비해 성숙한 외모를 지녔던 밀라 쿠니스를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고, 그녀는 거짓말이 들통나기 전에 역할을 따낼 수 있었다.
산드라 블록
“과학자가 되기 위해 제 나이를 3살 올린 26살의 산드라 블록”<러브 포션 넘버 9>은 산드라 블록의 첫 주연작이다. 인지도가 없었던 26세 시절의 산드라 블록 역시 제 실제 나이를 숨기고 이 작품의 오디션에 임해야 했다. 그녀가 도전한 역할이 사랑에 대해 이런저런 고찰을 하는 20대 후반의 과학자였기 때문. 그녀는 제작진에게 제 나이를 29살이라 소개했고, 아무런 문제없이 작품에 합류할 수 있었다.
■ 아이 캔 두 잇! 형
다니엘 크레이그
“‘말 타는 건 기본’이라 말하고 당일부터 연습각 모드 들어선 다니엘 크레이그”1992년 데뷔 이후 2011년까지 작품 속에서 한 번도 말을 탄 적이 없었던 다니엘 크레이그. 그는 존 파브로 감독의 SF 서부 영화 <카우보이 & 에이리언> 출연 계약 진행 당시 “말을 탈 줄 안다”는 거짓말을 했다. 촬영 전 승마 연습을 할 생각이었고, 촬영에 들어선 상태에서도“매일 배운다는 마음을 지니고” 말 위에 올라탔다고. <007> 촬영장에선 스턴트 연기도 직접 해내고야 마는 그이지만, 고난도 승마 장면을 담은 부분에서 스턴트 배우와 함께했다.
리암 헴스워스
“몸 좋다고 다 운동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ㅠㅠ”마일리 사일러스와 함께 출연한 로맨스 <라스트 송>에서 배구 선수 윌을 연기한 리암 헴스워스. 배구 능력이 윌을 연기하는 배우에게 있어 필수 능력이었음은 물론이다. “배구를 잘한다”는 거짓말을 앞세운 리암 헴스워스는 출연에 성공했으나, 배구 장면에서만큼은 많은 분량에서 대역의 힘을 빌려야 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리암 헴스워스는 공을 받거나 던지는 장면에서만 등장할 뿐, 경기의 박진감은 클로즈업한 공이나 하늘을 가르는 공의 속도감을 통해 표현된다.
레이첼 맥아담스
“공포증, 알레르기보다 영화 출연을 더 중요시한 레이첼 맥아담스”유명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데 공포증, 알레르기가 대수랴. 테렌스 멜릭 감독의 <투 더 원더>에 출연하기 위해 레이첼 맥아담스는 “말을 사랑한다”고 거짓말했다. 드넓은 벌판의 목장을 배경으로 수많은 말들과 함께해야 했던 촬영. 알고 보면 레이첼 맥아담스는 말을 무서워하며 알레르기까지 지니고 있었다고. 작품에 대한 열정이 공포증과 알레르기를 이긴 경우다.
앤 해서웨이
“어린 시절부터 승마를 즐겼다고 거짓말했으나...! 촬영장에서 우당탕탕!”<브로크백 마운틴> 속 루린을 연기한 앤 해서웨이의 등장 장면. 말을 탄 루린이 경주장을 질주하고, 그녀가 말 위에서 떨어뜨린 빨간 모자를 잭(제이크 질렌할)이 주워주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루린을 연기하는 데 있어 승마 실력은 필수였고, 신인이었던 앤 해서웨이는 말을 탈 수 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곧바로 “예스”라고 대답했다. 오디션이 끝나자마자 바로 승마 수업을 들었다고. 그러나 결국 촬영장에서 그녀의 어설픈 승마 실력이 들통났고, 촬영 도중 앤 해서웨이는 낙마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톰 하디
“스키 잘 탄타고 대답한 적 없습니다만…”톰 하디는 <인셉션>에 출연하며 인지도뿐만 아니라 스키 실력까지 쌓았다. 오디션 당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그에게 “스키를 탈 줄 아냐”고 질문했고, 실력이 바닥이었던 톰 하디는 그에 대한 대답을 얼버무렸다. 이를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촬영장에서 들통난 톰 하디의 스키 실력에 대노(!)했고, 그에게 스키 강습을 시켰다고. 킬리언 머피도 톰 하디와 함께 스키 특급 훈련에 동참했다.
벤 하디
“매일 한 곡씩! 스파르타 드럼 훈련으로 로저 테일러 역을 따낸 벤 하디”놀라운 흥행 곡선을 그리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로저 테일러, 벤 하디도 빠질 수 없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벤 하디에게 로저 테일러를 연기할 배우가 “드럼을 칠 줄 모르면 곤란하다” 말했고, 이에 벤 하디는 곧바로 “물론 칠 줄 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후 제작진의 눈을 피해 매일 피땀눈물급의 드럼 훈련을 지속하며 촬영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 신분 세탁형
클로이 모레츠
“발음만으로 영국인이라 오해받은 연기파”유럽을 배경으로, 영국 배우 에이사 버터필드가 주인공 휴고 역으로 캐스팅되어있던 <휴고>. 클로이 모레츠는 휴고의 상대역인 이자벨 역의 오디션에 임했다. 미국 출신 배우였지만 극 중 캐릭터의 설정을 고려해 오디션 내내 영국 발음으로 대사를 읊었다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클로이 모레츠가 당연히 영국 배우일 거라 생각했고, 후에 일상생활 속 그녀의 발음을 듣고서야 그녀가 미국인임을 알아챘다. 특별한 거짓말 없이 연기만으로 상대방을 감쪽같이 속인 케이스! 능력자만이 가능한 일이다.
로버트 패틴슨
“무명 탈출을 위해서라면 학력 위조쯤이야!”로버트 패틴슨은 엘리트 무명이었다. 연기파들의 명문으로 손꼽히는 왕립연극학교와 옥스포드 대학에서 공부한 배우. 그의 탄탄한 이력이 캐스팅 디렉터의 눈을 사로잡았고, 그는 이 이력을 통해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출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거짓말! 로버트 패틴슨은 무명 시절을 청산하기 위해 학력 위조란 위험한 도박에 도전했다. 거짓말이 밝혀졌더라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겠지만 결과는 대성공. 한때는 캐스팅을 위해 “미국 출신이라는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