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개봉한 <아쿠아맨>이 경쟁작 <스윙키즈> <마약왕>을 따돌리고 연일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시원시원한 흥행을 이어가는 중. <아쿠아맨>이 흥행 돌풍을 이어가며 DC 유니버스(이하 DCEU)에 희망의 빛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는 추세다.
<아쿠아맨>의 개봉을 맞아 해외매체 <콜라이더>에서 DCEU 영화 베스트 순위를 정리했다. <아쿠아맨>을 포함해 6편의 영화가 개봉한 상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로 따지면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 영화 이후 <어벤져스>(2012)가 개봉한 시기가 되겠다. 쉽지 않았던 출발 지점부터 현재까지 DCEU의 흥망성쇠(!)를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 어떤 슈퍼히어로의 영화가 1위를 차지했는지 확인해보자.
6 |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 퀸(마고 로비) 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6위를 차지했다. <콜라이더>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악당들이 왜 슈퍼히어로의 임무를 맡게 되었는지에 대한 확실한 이유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윌 스미스, 자레드 레토, 비올라 데이비스 등 엄청난 배우들이 모였지만, 그들의 캐릭터만큼은 러닝타임 내내 길을 잃고 헤맸던 영화. 무엇보다 극 후반 인첸트리스(카라 델레바인)의 ‘갑분춤’은 잊기 어려운 강렬함을 남겼다.
5 |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역시 캐릭터의 문제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슈퍼히어로들을 영웅으로 묘사하지 못한 실패작”이란 코멘트를 받았다. 영웅 혹은 위험한 존재, 자신들의 본성에 대해 고찰하는 슈퍼히어로를 보는 건 환영이지만 그들의 내적 갈등으로 인해 벌어진 스크린 속 대혼란을 감당하는 건 곤욕이라는 것. “빌런 렉스 루터를 연기한 제시 아이젠버그의 연기는 극을 겉돌고, 어두운 분위기는 겉멋을 부리는 데 그치고 만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4 | 저스티스 리그
DC 버전의 <어벤져스>가 너무 일찍 나와버린 걸까. 어수선한 제작 과정을 거친 <저스티스 리그>는 DCEU에 새로 합류한 캐릭터의 힘을 믿은 영화다. DC 슈퍼히어로들의 팀워크를 조명하는 데 성공했으나, 개개인의 매력 어필은 놓쳐버린 작품. <콜라이더>는 <저스티스 리그>에 대해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순간이 있다. 다만 그 순간이 매우 짧다”는 평을 남겼다. <저스티스 리그>의 순위를 하위권에 머물게 만든 형편없는 악당 캐릭터가 존재했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3 | 아쿠아맨
<아쿠아맨>은 3위다. 예측보단 낮은 순위. <콜라이더>는 예측 가능한 길에서 한 단 걸음도 벗어나지 않는 <아쿠아맨>의 서사를 꼬집었다. <아쿠아맨>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비주얼을 묘사하는 데 성공했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스토리를 꾸려내진 못한 영화다. 다른 슈퍼히어로들 사이에서도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였기에 더 아쉬운 부분.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관객 시선 사로잡은 화려한 요소로 탄탄한 출발선을 다지는 데 성공했으니, 탄탄한 각본과 함께 돌아올 <아쿠아맨>의 속편을 기대해보자.
2 | 맨 오브 스틸
DCEU의 시작점, <맨 오브 스틸>이 2위를 차지했다. <콜라이더>에선 자신의 존재를 모른 채 지구에서 클락이란 이름으로 자란 슈퍼맨(헨리 카빌), 칼 엘의 고민과 그가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과 맞서며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묘사된 점을 높이 샀다. 이어 “슈퍼맨이 DCEU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발전시킬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더 나은 영웅으로 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 | 원더 우먼
DCEU의 최강자는 <원더 우먼>이다. 낙원과 같은 아마존 데미스키라에서 자란 원더 우먼(갤 가돗). 인류의 평화를 위해 싸워야겠다는 다소 추상적인 생각으로 전쟁터에 뛰어든 그녀는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와 관계를 쌓고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격하며 누구를 위해 싸워야 하는지 선명하게 인지한다. 페티 젠킨스 감독은 원더 우먼이 영웅으로 빛나는 것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훌륭히 담아냈다. 입체적인 서사와 함께 코믹스 속 원더 우먼의 활약을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해내는 것 역시 놓치지 않았다. “몇 세대에 걸쳐 슈퍼 히어로 영화 장르의 기준이 될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