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그대 이름은 장미> 하연수 - 빛나는 처음들
2019-01-24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모든 경험이 처음이었다.” <그대 이름은 장미>에서 젊은 장미 역할을 맡은 하연수는 신인배우라고 부르기에는 데뷔 연차도, 참여한 TV 드라마 작품 수도 많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데뷔작 <연애의 온도> 이후 두 번째로 출연한 작품이다. 2016년에 작업했지만 여러 사정상 개봉이 밀려 3년 만에 관객과 만난 셈이라 홍보 스케줄도 처음이라고. 사실상 신인배우 하연수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인 동시에 배우에게는 뒤늦게 다시 데뷔하는 기분을 안겨줄 듯 하다. 출연 당시에만 하더라도 절실한 마음에 그저 “감사한 기회였다”는 그녀는 어느덧 연기와 연기 사이, 배우를 빼도 인간 유연수(본명)가 오롯이 남도록 일과 자신을 분리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30살 배우가 됐다.

-<연애의 온도> 이후 두 번째 출연작으로 2016년에 작업했지만 이제야 개봉했다.

=얼마 전에 가족 시사회를 열었는데 엄청 떨렸다. (웃음) 다들 나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전해준 에너지가 지금도 느껴진다. 행복하다.

-데뷔작 <연애의 온도> 이후 첫 주연을 맡은 tvN 드라마 <몬스타>가 음악 드라마였다. 가수의 꿈을 키워나가던 젊은 시절의 장미를 맡게 된 데는 춤과 노래 실력이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오디션 때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사실 춤도 거의 각목이 부러지는 느낌이 드는 수준이었는데 그나마 노력해서 촬영 때는 흔들흔들하는 정도는 됐다. 어느 날 촬영 중간에 스탭들과 노래방에 가서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을 불렀는데 감독님이 들어보더니 “이 정도면 됐다”고 하시더라. 감독님은 ‘세또래’라는 1980년대 여성 3인조 그룹의 무대 분위기를 원하셨는데 허스키한 목소리지만 최대한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를 내보려고 했다.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에서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한 개구리 공주 나진아 역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본격적인 첫 영화 주연작이다 보니, 장미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기대하는 바도 있었을 것 같다.

=당시 드라마 촬영장만 오가다가 영화 프리 프로덕션 과정은 처음이었다. 스탭들과 술 마시면서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너무 고마웠고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꿈과 현실을 모두 좇는 장미는 배우로서 거쳐야 할 관문 같았다.

-장미를 연기하는 건 엄마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했을 것 같다.

=아이를 위해서 꿈보다는 현실을 택하는 장미의 모습을 연기하는데 엄마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극중 장미와 딸 현아가 싸우는 장면은 거의 내가 사춘기 시절에 겪었던 모습 그대로다. 돌이켜보면 엄마 말을 매번 잘 듣지 않은 게 후회스럽다.

-장미를 비롯해 등장인물 대부분이 시대 재현을 위해 외형적으로 많은 걸 꾸며야 했다.

=두 종류의 가발을 썼다. 최우식, 이원근 배우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가 더 잘 어울렸다. (웃음) 처음 입어보는 나팔바지 의상도 생각보다 잘 소화할 수 있었다.

-장미를 연기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프거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밤에 잃어버린 현아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장면. 출산 연기를 할 때도 그 고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딸을 잃어버렸을 때의 심정을 대체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겠나. 힘들었지만 가슴에 많이 남고 지금 하라고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 활동 외에 사진도 찍고 직접 책도 출간했다. 두 번째 사진집을 구상 중이라고.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빠져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집을 출간할 때는 구성부터 디자인, 인쇄소 감리까지 세세하게 직접 해봤다. 내가 없어져도 책과 사진은 계속 남을 거란 생각을 하면서 작업한다. 그리고 촬영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카메라 렌즈 사이즈부터 모든 용어를 알아들으니 카메라 앞에서 뭘 할지 잘 알 수 있다.

-최근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 경험 등을 바탕으로 뭔가 만들어볼 생각인가.

=직접 출연한다기보다 그림이나 사진 작업으로 소통하면 어떨까 한다.

영화 2016 <그대 이름은 장미> 2012 <연애의 온도> TV 2018 <리치맨> 2017 <오! 반지하 여신들이여> 2014 <전설의 마녀> 2013 <감자별 2013QR3> 2013 <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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