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다르면서도 닮은 서로
2019-02-13
글 : 송경원

2020년 도쿄올림픽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신지(이케마쓰 소스케)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 신지는 일상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 여성 바텐더를 만날 수 있는 술집 ‘걸즈바’를 찾는다. 미카(이시바시 시즈카)는 도쿄의 값비싼 집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낮에는 간호사로 일하고 밤에는 걸즈바로 출근 중이다. 사랑에 냉소적인 미카는 사랑하는 이에게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신지는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곁을 떠나버릴까 두렵다. 다르면서도 닮은 서로에게 끌린 신지와 미카는 각자의 고통을 직시하면서 불확실한 도쿄의 삶을 이어나갈 나름의 방편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행복한 사전>(2013), <이별까지 7일>(2014)을 연출하며 차분하고 섬세한 작품 세계를 이어갔던 이시이 유야 감독이 사이하테 다히의 시집 <밤하늘은 항상 최고 밀도의 푸른색이다>를 모티브로 도쿄 젊은이들의 현재를 그린다. 전작과 달리 어둡고 우울한 정서가 먼저 들어오는 이번 영화는 감각적인 영상과 현실을 투명하게 조망한 이야기가 절묘한 배합을 이루고 있다. 특히 당장 오늘을 버티기도 힘든 도쿄 젊은이들의 좌절을 소재로 하되 불행에 매몰되지 않는다. 도시의 차갑고 공허한 분위기 아래 사람을 향한 온기가 깔려 있어, 오늘의 행복을 찾아나가려는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다. 지극히 현실적인 동시에 시적인 압축과 은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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