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2004), <순정만화>(2008)의 류장하 감독이 지난 2월 3일, 암 투병 중 가족들이 머무는 캐나다에서 별세했다. 6년 전, 암 판정을 받고 완치되어 최근까지 영화 작업에 몰두했던 그는 재발된 병의 치료차 지난 1월, 캐나다로 떠난 상태였다.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논의 중이나 2월 말경 국내 입국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류장하 감독은 1996년, 한국영화아카데미 12기를 졸업하고 박철수 감독의 <산부인과>(1997)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에 조감독으로 참여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관객의 정서에 호소하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길 꿈꿨던 그는 영화마다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심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봄날은 간다>는 처음 조감독으로 참여했다가 각본에도 참여했다. 데뷔작 <꽃 피는 봄이 오면>은 KBS <인간극장> ‘건빵선생님의 약속’의 실화를 기반으로 '회복, 치유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옴니버스영화 <더 펜션>(2018), 음악 다큐멘터리 <뷰티플 마인드>(2018, 공동연출 손미)를 연달아 발표하며 재기하려 했던 그이기에 갑작스레 날아든 비보가 더욱 안타깝다. <꽃 피는 봄이 오면>의 최은화 프로듀서는 그를 “허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기억한다. 늘 일상적인 이야기 테두리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고민하던 사람이었다고. 그의 유작은 제1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뷰티플 마인드>.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함께 오케스트라 ‘앙상블’을 꾸려 공연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올해 4월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그의 유작을 함께한 장지훈 프로듀서는 “현장에서 스탭을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소통했던, 격의 없는 감독”이라며 그의 빈자리를 기억했다. 류장하 감독을 영화계로 이끈 동료이자 선배인 허진호 감독은 “캐나다로 떠날 때 꽃 피는 봄이 오면 술 한잔 하자고 문자를 보냈더니 봄날이 가기 전에 하자는 답장이 왔었다. 그는 선한 사람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에서 추모행사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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