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기묘한 가족> 김세희 특수분장 실장 - 섬세하면서도 거친 작업의 세계
2019-02-25
글 : 김현수
사진 : 오계옥

특수분장 회사 제페토의 김세희 실장은 <부산행>에 이어 <창궐>까지 극장에 걸리고 난 이후에 <기묘한 가족>의 시나리오를 받아 들고 영화의 주인공 좀비 ‘쫑비’의 얼굴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영화계에 갑자기 불어닥친 좀비 바람에 휩쓸리기보다 “기존 좀비와 달라야 한다”는 쪽으로 기획 방향을 잡았다. 장르의 성격이 보통 좀비가 등장하는 재난영화와 조금 달랐기 때문인데, “촌스럽지 않은 선에서” 쫑비를 만들어갔다. 특히 <웜바디스>에서 니콜라스 홀트가 연기한 좀비의 톤 앤드 매너를 참고했다. 피부를 마치 버짐이 핀 것처럼 보이게 매만지고 핏줄의 혈색도 되도록 눈에 띄지 않는 선에서 갈색 톤이 나오도록 조절했다. “좀비가 재난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 적은 있어도 이 영화처럼 캐릭터로 등장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특별히 신경 쓴 것이 좀비의 눈동자다. “대개 CG로 처리해 끝내는데 주인공이라서 자주 등장하기도 하거니와 연기할 때 방해되지 않도록” 특수하게 디자인한 렌즈를 해외에서 공수해왔다. 일종의 컬러 렌즈 기능을 하는 인체에 무해한 렌즈다. 물론 특수분장이라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메이크업만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제페토는 “다른 영화에 쓰인 소품 등을 활용해 <기묘한 가족>에 등장하는 웬만한 망치나 몽둥이를 직접 제작했다”. 김세희 실장은 사실 공포영화나 하드고어영화를 무서워했다. “어릴 때부터 잔인한 영화는 멀리 해왔지만 시체 더미 만드는 특수분장 일을 하면서 이제는 웬만한 장르영화를 볼 때 저것이 특수분장인지 CG인지 보면 안다. 잘은 몰라도 어떤 방법을 썼을지 추측할 수 있을 정도다.” 미술을 전공하면서 특수분장에 막연히 기대를 가졌던 김세희 실장은 대학생 때 특수분장 학원을 다닌 것이 이 분야에 들어서는 본격적인 계기가 됐다. <그림자살인>을 시작으로 <각설탕>에서 말 분장을 만들 무렵 이 직업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한다. 지금의 회사 제페토의 초창기부터 함께한 그녀는 <보통사람> 때부터 윤황직 대표와 크레딧에 나란히 이름이 오르게 됐다. 그만큼 신뢰를 차곡차곡 쌓았다는 뜻이리라. 특수분장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면서 동시에 그라인더, 드릴 같은 공구를 쓰는 와일드한 작업이라는 점을 알아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제페토와 그녀가 책임질 한국영화 속 특수분장의 성과를 기대해본다.

특수렌즈

“재질은 콘택트렌즈다. 낮에는 그레이 색상으로, 밤에는 그린이 감도는 컬러로 끼워서 렌즈가 화면에 잘 잡힐 수 있는 두 가지 버전을 해외에서 구매했다.” 디자인 가공 기술이 정교해 값도 꽤 비싼 편인 ‘좀비 렌즈’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용하는 렌즈라고. <기묘한 가족>의 쫑비와 후반부 좀비 떼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요긴하게 쓰인 중요한 특수분장 소품이다.

영화 2018 <기묘한 가족> 2018 <사라진 밤> 2018 <내안의 그놈> 2018 <스윙키즈> 2018 <레슬러> 2017 <꾼> 2017 <곤지암> 2017 <아이 캔 스피크> 2017 <반드시 잡는다> 2017 <머니백> 2017 <보통사람> 2016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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