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명대사가 현실이 됐다. 지금까지 이런 흥행은 없었다. <극한직업>은 개봉 27일 만에 누적 관객수 14,650,675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올라섰다. 안정된 균형감과 빵 터지는 웃음 코드로 수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극한직업>의 비하인드스토리를 한자리에 모았다.
【지금까지 이런 #배우 는 없었다】
<극한직업>의 대표 명대사는 류승룡의 직감으로 탄생했다. 류승룡은 <씨네플레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영화에 담긴 톤으로 대사를 읽었고, 이것이 영화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밝혔다. “다른 억양을 반영해보니 오히려 어색했다”고.
진선규는 KBS 쿨FM <장항준, 김진수의 미스터라디오>에 출연해 마 형사의 헤어스타일을 래퍼 비와이의 헤어스타일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원래 이병헌 감독은 긴 머리카락을 지닌 캐릭터를 원했으나, 진선규가 스님으로 출연한 <사바하> 이후 <극한직업>에 출연했던 터라 머리카락을 기를 새가 없었다고.
수원왕갈비통닭의 주방 보조로 일(?)하며 “하루에 양파 네 자루, 마을 다섯 점, 파 서른세 단”과 함께하는, “매일이 화생방”인 나날을 보냈던 마약반의 막내 재훈. 재훈을 연기한 공명은 ‘트레이닝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촬영장 퇴근 이후 집에 와서도 양파만 썰었다. 안타깝게도 영화엔 몇 장면 삽입되지 않았다.
<극한직업>의 신스틸러 중 하나, 단연 선희다. 몸엔 깔끔한 슈트, 얼굴엔 건조한 무표정을 장착한 채 상대를 가볍게 제압하던 그녀는 터미네이터가 떠오르는(!) 압도적인 포스를 뽐내며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선희를 연기한 장진희는 알고 보면 10년 경력의 베테랑 모델 출신 배우다. 올해 1월 개봉한 <내안의 그놈>에서도 국어교사 역으로 얼굴을 비쳤다.
이무배 조직원을 연기한 박재홍은 2018년을 빛낸 의인으로 선정된 배우다. 그는 지난해 5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화재 현장에서 큰 공을 세웠다.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것. 2018년을 빛낸 의인으로 선정된 그는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맞이 해돋이 산행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무배의 왼팔 오른팔을 담당했던 홍상필 역의 양현민, 정실장 역의 허준석은 이병헌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 <힘내세요, 병헌씨>에서부터 이병헌 감독과 함께 해왔다. <스물> <바람바람바람>에 이어 <극한직업>까지 출석 도장을 찍은 돈독한 사이. 양현민은 <스물>에서 주인공들의 아지트인 소소반점 사장 소중을, <바람바람바람>에선 맹인 안마사 범수를 연기했다. 허준석은 <스물> 속 범수 역, <바람바람바람>에선 노인대학 선생님 역으로 등장했다.
【 지금까지 이런 #치킨 은 없었다 】
수원왕갈비통닭의 진정한 주방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진선규는 촬영 전 요리 교습을 받았다. 닭을 가르는 발골 작업을 주로 연습했다고.
- 수원왕갈비통닭의 레시피가 공개됐다.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CJ엔터테인먼트에선 수원왕갈비통닭의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 간장, 설탕, 미원, 후추, 물엿, 식용유, 참기름, 칠리 시즈닝, 다진 양파, 간마늘, 콜라를 3분간 조린 양념을 튀긴 닭에 버무려주면 완성이다.
영화를 촬영하며 사용된 닭은 총 463마리다. 왕갈비 치킨 249개, 프라이드 106마리, 생닭 88마리, 기타 닭 20마리가 촬영에 사용됐다. 그중에서 진선규가 직접 튀긴 닭은 7~8 마리다. <씨네플레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류승룡은 “진선규가 튀긴 닭을 직접 먹어봤다. 다이어트를 하느라 튀김을 벗겨내고 먹었는데 안 익어서 배탈이 났다”고 밝히며 웃음을 전했다.
극장에서 나오자마자 치킨 시켜 먹고 싶게 만드는 마성의 영화. 정작 촬영 현장에 함께했던 류승룡은 다른 이들이 치킨을 맛있게 먹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전작 <염력>을 촬영하며 12kg를 증량했고, 이를 감량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던 중이었던 것. 위에 언급했듯 튀김을 벗기고 치킨 먹기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 지금까지 이런 #액션 은 없었다 】
영화의 후반을 장식하는 대규모 액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배우들은 촬영 전 7주간 액션 스쿨에 다녔다. 얼마 전 이동휘의 인스타그램에 액션 스쿨에서 훈련하던 모습이 업로드되기도 했다.
극 중 잠복근무를 하며 태권도 도복을 입은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한 재훈. 그를 연기한 공명은 SBS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에 출연해 “학창시절 태권도 선수였고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역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 중단거리 달리기 선수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니 타고난 DNA를 물려받은 것. 태권도와 함께 축구 선수로 활약하기도 한 운동 천재 배우다.
영화의 후반부 등장하는 두 형사의 키스신. 이하늬는 기자간담회와 흥행 GV 현장에서 영화 속 키스신에 대한 질문에 “키스신이라기보다 액션신이라 생각하고 임했다”며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진선규 역시 같은 생각. 이하늬의 답에 이어 진선규는 “첫 키스신이라 떨렸”으나 “신을 찍고 난 뒤 내가 찍은 건 키스신이 아니라 입술 액션신, 액션의 연장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며 웃음을 전했다.
【 지금까지 이런 #촬영현장 은 없었다 】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한 16중 추돌 사고 장면은 무려 일주일에 걸쳐 촬영됐다. 무엇보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힘들게 한 건 촬영 당시의 날씨. 몇 십 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 속 뙤약볕 아래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고생이 그야말로 ‘극한직업’스러웠다는 후문이다.
- 류승룡은 촬영 현장에서 들기름 골반 춤을 즐겨췄다.진선규, 이동휘는 <씨네플레이> 인터뷰를 통해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로 류승룡을 꼽았다. 밤샘 촬영 후 맨 처음 촬영장에 도착해 찻상을 차리던 류승룡 덕에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고. 때때론 춤을 추며 촬영장의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일명 '들기름 골반 춤'이었다고.
【 지금까지 이런 #영화 는 없었다 】
<극한직업>은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지닌 중국 영화 <용하형경>의 표절 의혹에 시달렸다. 표절은 사실이 아니다. <극한직업>과 <용하형경>은 2015년 ‘한·중 스토리 공동개발 프로젝트’ 중 ‘원 소스 멀티 유즈 콘텐츠 공모전’에서 당선된 같은 시나리오로 제작됐다.
‘맛집을 차린 형사들이 범죄조직을 소탕한다’는 기본적인 줄거리를 제외한 개성 강한 캐릭터와 기발한 소재는 배세영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수원왕갈비통닭’을 탄생시킨 것도 그녀다. 개봉 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밝힌 수원왕갈비통닭의 탄생 비화는 다음과 같다. 집필실이 경기도 수원에 자리하고 있었고, 식사 메뉴를 고를 때마다 통닭과 갈비를 놓고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때가 많았다고. “두 음식을 모두 먹고 싶은 염원에서 탄생한 메뉴”가 바로 수원왕갈비통닭이다. 배세영 작가는 지난해 500만 관객을 모은 <완벽한 타인>을 통해 주목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