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제작 나우필름, 영화사 레드피터, 파인하우스필름 / 감독 이종언 / 출연 설경구, 전도연, 김보민, 윤찬영 / 배급 NEW / 개봉 4월 3일
늘 그랬듯이, 다시 4월 16일이 온다. <생일>은 그날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고 난 후 남겨진 이들에게 멈추지 않고 돌아오는 그날의 이야기다.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 수호(윤찬영)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부부 정일(설경구)과 순남(전도연). 떠난 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정일은 돌아오는 수호의 생일에 파티를 열어주자는 단체의 제안에 응한다. 그렇게 부모는 “그날 수호도 올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파티의 공간으로 입장한다.
<생일>은 왜 그만 잊지 않냐고, 배후가 있지 않냐고 온갖 억측과 비난으로 유족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만들었던 세간의 조급한 시선을 향한, 호소와 같은 영화다. 아이의 방에는 아직 아이의 쓰던 물건과 온기가 그대로다. 할 수만 있다면 그날 이전으로 돌아가 다시는 놓고 싶지 않은 아이들, 남은 기억이라도 잡고 싶은 남겨진 이들의 마음이 하나둘 모인다. ‘네가 없는 너의’ 생일은 그렇게 마음으로만 쓴 영화다. 설경구, 전도연 두 배우의 애끓는 울음소리만으로도 이 호소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과 <시>(2009) 연출부 출신인 이종언 감독의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