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다. 미국 드라마계의 ‘왕좌’를 차지해온 HBO의 <왕좌의 게임> 시리즈,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시즌 8이 4월14일(현지 시간) 공개된다. 1년 단위로 공개됐던 이전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 8은 완성도를 위해 제작 기간을 2년으로 늘린 후 공개되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으로 팬들의 기대는 극에 달한 상황. 3월6일 공개된 공식 예고편 속에는 주요 캐릭터들의 모습과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담겨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는 그 명성에 걸맞은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까.
그 결과를 확인해보기 전, 명장면을 통해 이전 시즌들을 복습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반전이 백미인 <왕좌의 게임> 시리즈인 만큼, 아직 드라마를 보지 않았고 정주행을 계획 중인 이라면 스크롤을 멈추기를 권한다. 반대로 이미 모든 시즌을 섭렵한 <왕좌의 게임> 팬이라면, 기억을 떠올려보며 어떤 시즌이 가장 재밌었는지 골라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 시즌 당 다섯 장면씩만 선정했다.
시즌 1
첫 번째는 시즌1 1화에서 등장했던 존 스노우(키트 해링턴)와 새끼 늑대의 만남이다. 다른 형제들과 달리 서자라는 이유로 가장 약한 새끼 늑대를 가지게 되는 존. 지금은 빠져서는 안 될 캐릭터가 된 그의 서러움 가득한 시작점이다. 스타크 가문이 아님에도 존 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 테온 그레이조이(알피 알렌)의 비아냥도 장면의 맛을 살렸다.
브랜 스타크(아이작 햄스터드 라이트) 추락 장면과 이 장면 중 어떤 것을 넣을지 고민했다. 내용 면에서는 브랜의 추락 장면이 더 중요했지만, 마음은 이미 조프리 바라테온(사실 라니스터, 잭 글리슨)의 뺨을 날리는 티리온 라니스터(피터 딘클리지)의 손끝으로 향했다. 이후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혈압을 상승시켰던 조프리의 ‘첫 따귀’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심지어 한 대도 아닌 세 대나 맞는다.
최근 <아쿠아맨>으로 DC의 구원타자가 된 제이슨 모모아. 그를 스타덤에 올려준 것이 <왕좌의 게임>의 칼 드로고 역이다. 첫 시즌 만에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는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로 화면을 장악했다. 그중 왕관을 내놓으라고 소리치는 비세리스 타르가르옌(해리 로이드)에게 뜨겁게 달궈진 황금을 부어버리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이후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부하를 맨손으로 죽이는 장면도 마찬가지.
시즌 1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을 꼽자면 역시 에다드 스타크(숀 빈)의 처형 신일 것이다. 출연진 중 가장 유명한 배우였던 숀 빈은 누가 봐도 드라마를 이끌어갈 주인공처럼 보였다. 그런 그가 가차 없이 죽임을 당하는 모습은 시청들에게 큰 충격을 선사했다. 잔인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왕좌의 게임>이지만 이 장면만큼은 새들이 날아가는 것으로 대체한 연출도 돋보였다.
시즌 1의 마지막을 장식한 용의 탄생도 빠질 수 없다. 죽은 칼 드르고의 시체, 용의 알들과 함께 불속으로 뛰어드는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에밀리아 클라크). 그러나 그녀는 멀쩡한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더군다나 알에서는 새끼 용들이 깨어나 있었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가 판타지 장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 장면.
시즌 2
대부분의 명장면이 후반부에 몰려있었던 시즌 2. 그러나 중반부, 앞서 언급한 용들처럼 판타지적 재미를 살린 장면이 등장한다. 바로 4화에서 5화로 이어지는 ‘붉은 사제’ 멜리산드레(캐리슨 밴 허슨)의 출산과 렌리 바라테온(게틴 안토니)의 사망이다. 말레산드레가 흑마법을 통해 낳은 검은 형태의 무언가가 렌리를 단번에 암살하는 모습은 끊임없이 캐릭터들이 죽어나가는 드라마의 묘미 중 하나였다.
다음은 9화에 등장했던 ‘블랙워터 전투’다. 시즌 1, 2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스펙터클을 보여준 부분이다. 스타니스 바레테온(스티븐 딜레인)의 함대가 킹스랜딩을 점령하러 온 일촉즉발의 상황, 닫는 순간 모든 것을 녹인다는 초록빛 ‘와일드 파이어’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티리온의 지략, 책임감과 조프리의 나약함, 찌질함도 볼 수 있었다.
“발라 모굴리스(Valar Moughulis)!” 아리아 스타크(메이지 윌리엄스)의 탈출을 도와준 '얼굴 없는 자' 자켄 하이가르(톰 우라쉬하). 그는 아리아에게 자신을 찾아오는 법을 알려준 후 곧바로 얼굴을 바꾸며 사라진다. 이 장면은 훗날 아리아가 암살자로 거듭나게 되는 발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너리스의 용들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조안 닥소스(논소 아노지)의 계략에 빠져 위기를 맞이한 대너리스. 그러나 “드라카리스(불을 뿜으라는 고대 발라리아어)”라는 명령과 함께 용들은 일제히 마법사를 태워 죽인다. 아직은 작은 새끼이지만 <왕좌의 게임> 세계관 속에서 ‘용’이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던 첫 대목이다.
시즌 2는 ‘백귀’의 등장으로 마무리됐다. 죽은 자들을 이끌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백귀. 용도 용이지만 미라 같은 그의 모습에서는 <왕좌의 게임>의 높은 CG 완성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이후 이야기에 대한 강한 궁금증을 유발한 엔딩이다.
시즌 3
시즌 3에는 조프리보다 더한 녀석이 나타났다. 볼튼 가문의 서자 램지 스노우(이완 리온)다. 조프리가 다소 멍청해 보이는 악역이라면 램지는 영악의 끝을 달리는 캐릭터. 첫 등장도 범상치 않은데, 그는 고문을 받는 테온을 탈출시키는 척하며 다시 고문실로 데려간다. 희망을 준 후 더 큰 절망을 주며 미소 짓는 램지는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사이코패스였다.
대너리스도 <왕좌의 게임> 캐릭터들의 전매특허인 ‘속임수’를 쓴다. 모국어인 발라리아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용 한 마리를 넘기는 척하며 노예상들을 모조리 쓸어버린다. 대너리스의 카리스마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시점. ‘불’을 상징하는 대너리스지만 “아이를 제외하고 채찍을 쥔 모두를 죽여라”고 명령하는 그녀의 모습은 얼음장처럼 차가워 보였다.
손이 잘리는 등 온갖 산전수전을 겪은 제이미 라니스터(니콜라이 코스터 왈도)는 브리엔느(그웬돌린 크리스티)와 함께 간만의 휴식을 갖는다. 과거 서약을 어기고 왕을 살해했다는 점에서 ‘왕 시해자’, ‘맹세를 어긴 자’ 등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안게 된 제이미. 그는 이에 대한 진심을 브리엔느에게 털어놓는다. “무고한 백성들을 죽이고, 아버지를 죽이라 명령하는 미친 왕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며” 울분을 토하는 그. 늘 가벼운 태도를 유지했던 제이미의 진심 어린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부분이다.
<왕좌의 게임> 전체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피의 결혼식’이 아닐까. 스타크 가문의 장자 롭 스타크(리처드 매든)와 그의 어머니 캐틀린 스타크(미쉘 페어리)가 배신 당해 죽는 장면이다. 그중 임신한 롭의 아내 탈리사(우나 채플린)를 참혹하게 살해하는 부분은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존 스노우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명대사 “넌 아무것도 몰라 존 스노우(You Know Nothing Jon Snow)”. 그의 연인이었던 이그리트(로즈 레슬리)가 뱉은 말이다. 그중에서는 사랑이 애증으로 변하는 시점도 있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일족을 배신하고 도망가는 존을 향해 활을 겨누는 이그리트. 활시위를 놓는 그녀의 얼굴에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이 장면이 최고의 “You Know Nothing Jon Snow”라고 하기는 힘들다.(이유는 다음 시즌 명장면에)
시즌 4
시즌 4는 초반부부터 시청자들의 박수갈채를 유발했다. 2화에서 조프리가 드디어 사망한 것. 마저리 티렐(나탈리 도머)과 결혼식을 올린 그는 피로연에서 또다시 만행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곧바로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처참히 죽는다. 어머니인 세르세이 라니스터(레나 헤디)는 분노에 휩싸이지만, 시청자들은 사이다를 마신 듯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마 <왕좌의 게임> 속 최고의 연기 장면을 뽑자면, 티리온을 연기한 피터 딘클리지의 재판 호소 신이 아닐까. 억울하게 조프리 살인죄를 뒤집어쓴 티리온. 이에 분노한 그는 울분을 토하며 “내가 지은 죄는 난쟁이로 태어난 것이다”고 소리친다. 이 장면은 실제로 왜소증을 앓고 있는 피터 딘클리지와 티리온이 겹쳐 보이며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후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을 배신한 연인 셰이(시벨 케킬리)를 죽이는 것까지, 시즌 4는 티리온의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놀라운 연기력을 자랑한 피터 딘클리지는 출연진 중 유일하게 에미상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리멘탈’ 산사 스타크(소피 터너)를 괴롭히는 ‘리틀 핑거’ 피터 베일리쉬(에이단 길렌). 그는 늘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꾀어내고, 계략을 꾸민 뱀 같은 인물이다. 7화에서는 그의 잔인함도 전면에 드러났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여인 라이사 아린(케이트 디키)를 일망의 망설임도 없이 '달의 문'으로 밀어버린다. 산사의 고생이 배가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피의 결혼식 이후 또다시 팬들을 ‘멘붕’에 빠트린 장면이 오베른 마르텔(페드로 파스칼)의 전투 신이다. 그는 누이의 복수를 위해 자진하여 티리온 대신 명예 결투에 나선다. 상대는 라니스터 가문이 자랑하는 ‘거산’ 그레고르 클리게인(하프토르 줄리어스 토르 비요른손). 오베른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그를 제압했지만, 방심한 틈을 노린 거산의 공격에 머리가 산산조각 난다. <왕좌의 게임> 특유의 ‘반전 죽음’이 극대화됐던 장면이다.
앞서 언급한 “You Know Nothing Jon Snow”의 최고봉은 역시 이그리트의 마지막이지 않을까. 결국 전장에서 존을 마주한 이그리트. 그녀는 이번에는 쉽사리 활시위를 놓지 못한다. 그 찰나에 올리(브레녹 오코너)가 쏜 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존의 품에 안겨 마지막으로 명대사를 뱉는 이그리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애틋함이 잔뜩 묻어났다.
시즌 5
시즌 5는 시즌 2보다도 명장면이 후반부에 많이 몰려있었다. 8화에서는 드디어 백귀들의 왕, 나이트 킹이 제대로 등장했다. 그는 움직이는 시체들을 이끌고 존 일행을 급습한다. 라이벌 드라마로 꼽히던 <워킹데드>를 연상케 하는 좀비들의 향연이다. 쫄깃한 긴장감과 함께 나이트 킹의 위압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즌 5에도 주요 캐릭터들의 사망은 줄줄이 이어졌다. 그중 스타니스의 죽음은 ‘자업자득’이라는 말에 딱 들어맞았다. 야망을 위해 동생, 딸까지 죽였던 스타니스는 이에 걸맞은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남길 말이 없냐는 브리엔느에게 덤덤히 “너의 의무를 수행해라”고 말하는 모습은 뒤늦게 자신을 잘못을 깨달은 듯 보이기도 했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꼭 악역만 죽는 것이 아니다. 세르세이와 제이미의 딸, 미르셀라(넬 타이거 프리)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단지 라니스터 가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독살을 당했다. 금기된 사랑의 결실이므로, 미르셀라에게 자신이 아비지라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는 제이미. 그리고 이를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제이미를 안아주는 미르셀라. 감동이 벅차오르는 순간,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그녀의 최후는 제작진에 대한 원망마저 생길 정도였다.
시즌 5는 절대 권력처럼 보였던 세르세이의 굴욕을 보여준 시즌이기도 하다. 종교가 왕권을 집어삼키고, 친족과 정을 나누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세르세이. 하늘을 찌를듯한 자존심을 자랑했지만, 혹독한 감옥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죄를 인정한 그녀는 나체로 거리를 걷는 ‘속죄의 행진’을 행한다. 의연함, 수치심, 분노로 바뀌는 레나 헤디의 세밀한 감정 연기가 돋보인 장면이다.
시즌 5의 마무리는 주인공 격 캐릭터였던 존 스노우의 사망이다. 야인들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동료들의 미움을 산 그는 결국 그들의 칼에 죽고 만다. 원래 그를 미워하던 이들도 있었지만, 그중에는 존이 동생처럼 챙겼던 올리까지 있어 충격을 더했다.
시즌 6
시즌 6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조연 캐릭터 호도르(크리스티안 네언)의 죽음인 듯하다. 시즌 1부터 “호도”만을 말해왔던 호도르. 단순히 의성어 정도로 여겼던 그의 말에는 커다란 반전이 있었다. 브랜 일행을 위해 백귀들로부터 문을 막으며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이 “홀드 더 도어(Hold the Door)”였던 것. 타임워프까지 녹여낸 그의 마지막은 <왕좌의 게임> 속 조연들 중 가장 강한 여운을 남겼다.
수행을 위해 눈이 먼 채 온갖 고역을 겪었던 아리아. 그녀는 자켄의 명령을 어겨, 웨이프(페이 마르세이)로부터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순간 기지를 발휘해 방안에 촛불을 끈다. 어둠에 익숙했던 감각을 살린 것. 이후 자켄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웨이프의 시체였다. 자켄에게 하산할 것을 밝히고 길을 떠나는 아리아. 그녀가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실력의 암살자로 거듭나는 장면이다.
시즌 6를 대표했던 전투는 죽음에서 살아난 존 스노우가 램지 스노우와 격돌했던 ‘서자들의 전투’다. 눈앞에서 동생이 죽자, 이성을 잃고 홀로 램지 군에게 달려드는 존. 수백 명의 기마대가 그에게 달려오는 장면은 함께 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했다. 역대 <왕좌의 게임> 장면 중 가장 많은 예산이 투여, 특히 촬영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속죄의 행진을 겪은 세르세이는 더욱 독해졌다. 그녀는 와일드 파이어로 눈엣가시였던 마저리 티렐, 하이 스패로우(조나단 프라이스) 등을 단번에 불태워 죽인다. 이후 초록빛 불을 보며 와인을 마시는 여유로움까지 보여줬다. 그러나 세르세이의 계략은 아들 토멘(딘-찰스 채프먼)의 자살로 이어진다. 혈육만큼은 누구보다 아끼며 자식들이 죽을 때마다 피눈물을 쏟았던 세르세이지만, 이번만큼은 의외로 담담한 모습. 해탈한 듯 멍하니 아들의 시신을 바라보는 그녀는 오히려 더욱 단단해진 듯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존의 비중이 커졌던 이유도 밝혀졌다. 사실 그는 서자가 아니라, 에다드의 동생 리안나 스타크(애슐링 프란치오)와 라에가르 타르가르옌(윌프 스콜딩)의 자식이었던 것. ‘세 눈 까마귀’가 된 브랜이 과거를 보며 드러나게 된다. 리안나의 아기와 현시점 존의 얼굴이 오버랩 되는 방식. 동시에 드디어 ‘북부의 왕’이 되는 존의 비장함까지 더해졌다. 이후 시즌 7에서는 브랜이 직접 “존의 본명은 아에곤 타르가르옌”이라고 밝힌다.
시즌 7
시즌 7의 첫 명장면은 깨알 같은 웃음을 준 대너리스와 존의 대면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대너리스 측은 “안달족과 퍼스트맨의 여왕, 철 왕좌의 적법한 계승자, 일곱 왕국의 수호자, 용의 어머니, 대초원의 칼리시, 불타지 않는 자, 속박의 해방자”라는 논문급 소개를 보여준다. 이어지는 “존 스노우. 북부의 왕이다”라는 다보스 경(리암 커닝햄)의 간결한 대답. 바보가 된 듯한 존의 머쓱한 표정이 새삼 귀엽다. 이후에도 존과 대너리스의 오묘한 기싸움은 계속 이어진다.
시즌 7의 스펙터클은 대너리스가 용을 타고 제이미를 급습하는 장면이 담당했다. 이전에도 용들이 불을 뿜는 장면은 등장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그 스케일이 한층 커졌다. 대너리스의 “드라카리스”와 함께 화염으로 순식간에 적들을 괴멸시키는 드라곤. ‘뜨거움’이 가득했던 장면이지만, 이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안겨줬다.
반면 6화에서는 용의 위엄이 허무하게 부서졌다. 백귀들로부터 둘러싸인 존을 구하기 위해 용들과 함께 등장한 대너리스. 탈출은 무사히 성공하는 가 했지만, 나이트 킹은 국가대표급 투창 실력으로 드래곤 비세리온을 죽인다. 이후 6화의 마무리로 비세리온이 얼음용으로 변하며 더욱 놀라운 반전을 보여줬다.
명석한 두뇌로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았던 피터 베일리쉬도 사망했다. 교묘한 화술로 아리아와 산사를 이간질 하는가 했지만,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스타크 가문의 아이들이 아니다. 궁지에 몰려 마지막까지 변명을 뱉어대는 피터. 그런 그를 아리아가 단칼에 끝냈다. (타르가르옌 가문이라는 것이 밝혀진 존을 제외하고) 생존한 스타크 가의 아이들이 뭉친 첫 활약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마지막은 시즌 7의 피날레로 얼음용으로 변해버린 비세리온이 장벽을 부수는 장면이다. 수천 년간 대륙을 지켜왔던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이후 백귀들이 남하하며 ‘대전쟁(Great War)’의 서막을 알렸다. 시즌 8에서 펼쳐질 얼음과 불의 격돌을 기다려지게 만든 엔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