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우상> 최현숙 편집감독 - 서사의 리듬을 살린 편집
2019-03-25
글 : 김성훈
사진 : 백종헌

최현숙 편집감독은 10년도 훨씬 전에 <우상>을 알고 있었다. <아들의 것>(2006), <적의 사과>(2007) 등 이수진 감독의 단편영화를 연달아 작업한 뒤 <우상>의 원안이 되는 시나리오를 읽은 적이 있다. 지금의 <우상>과 제목도, 세세한 이야기도 다르지만, 최 편집감독이 <우상>의 시나리오를 받고 “반가웠던 건” 그때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편집감독으로서 새로 읽은 <우상>은 “보통 영화보다 길고, 명회(한석규)와 중식(설경구), 련화(천우희) 세 인물이 계주하듯 서사를 끌고 가는 이야기”인 까닭에 “편집하기 쉽지 않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 작업”으로 다가왔다.

이수진 감독의 전작 <한공주>가 그랬듯이 <우상> 또한 플롯이 퍼즐처럼 촘촘하게 엮인 이야기다. 그건 신 하나를 손대면 이야기 전체를 매만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사가 전개되면서 사건 정보의 어느 선까지 공개해야 관객의 집중력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촬영 후반에 이수진 감독의 요청으로 현장에 상주하고 촬영이 없는 날 이 감독과 함께 편집했다. “이 감독님은 테이크마다 배우들에게 조금씩 다른 연기를 주문해 테이크를 많이 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다음 신으로 넘어갈 때 서사의 리듬감을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했다. 모든 테이크를 꼼꼼하게 확인해 전체의 리듬감에 맞는 테이크를 찾아내고자 했다.”

이수진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를 함께 작업한 최 편집감독이 이 감독과 인연을 맺은 건 고임표 편집감독의 편집실에서 일할 때였다. 박철수 감독의 영화 <봉자>(2000)에 스크립터로 참여하며 영화 경력을 시작한 뒤 편집을 하고 싶어 고임표 편집감독의 편집실에 들어갔다. 상업영화의 편집 작업을 하는 동시에 단편영화 작업을 틈틈이 한 게 편집실 생활의 활력소였다. 그렇게 재능 있는 젊은 감독들과 인연을 맺었고, 고임표 편집감독의 편집실에서 독립한 지난 2008년, 그는 노경태 감독의 <허수아비들의 땅>으로 편집감독에 입봉했다. 이후 <돌이킬 수 없는> <청춘 그루브> <한공주> <꿈의 제인> <당신의 부탁> 등 여러 영화를 차례로 작업했다. 최 편집감독의 차기작은 이동은 감독의 <니나 내나>와 김태식 감독의 <썬샤인 패밀리>다.

장국영

최현숙 편집감독이 편집 작업을 하는 아이맥을 켜면 장국영의 흑백사진이 바탕화면을 채운다. “장국영은 가장 오랜 시간 좋아한 배우다. 작업하기 전에 그의 얼굴을 보면서 기운을 얻는다.” 장국영의 출연작 중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두편이다. “장국영이 가장 아름답게 나온 영화는 <아비정전>(1990)이고, 캐릭터가 가장 좋은 영화는 <해피 투게더>(1997)다.”

2018 <우상> 2017 <당신의 부탁> 2016 <꿈의 제인> 2014 <태양을 쏴라> 2013 <한공주> 2010 <청춘 그루브> 2010 <돌이킬 수 없는> 2008 <허수아비들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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