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나의 작은 시인에게> 천재 소년을 향한 스승의 애정과 집착
2019-04-03
글 : 이주현

리사(매기 질렌홀)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유치원 교사다. 일터인 유치원과 집을 오가며 안정적이면서도 단조로운 생활을 이어가는 그녀에게 시 수업은 재미와 기쁨을 선사한다. 어느 날 유치원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던 중 리사는 다섯살짜리 유치원생 지미(파커 세바크)가 아름다운 문장을 읊조리는 걸 듣는다. 그것은 지미가 즉흥적으로 창작한 시다. “애나는 아름답다 내게는 충분히 아름답다 태양이 그녀의 노란색 집을 두드린다 마치 신이 보낸 신호처럼.” 리사는 쉬운 단어와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시에 매료돼 지미의 천부적인 재능을 끌어내려 한다. 그러나 지미의 재능에 대한 리사의 애착은 이내 집착으로 변한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재능에 대한 질투는 문학 천재를 발견한 눈 밝은 스승이 되고자 하는 리사의 욕망과 뒤얽힌다.

<나의 작은 시인에게>는 중산층 중년 여성의 권태로운 일상과 예술적 성취에 대한 욕망을 내밀히 들여다보는 영화다. 지미가 창작한 아름다운 시는 영화에 아름다운 방점을 찍고, 천재 소년을 향한 스승의 애정과 집착은 영화 내내 아슬아슬한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리사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매기 질렌홀은 이 영화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2014년에 만들어진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시인 요아브>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사라 코랑겔로 감독은 자신의 두 번째 장편 <나의 작은 시인에게>로 제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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