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왓칭>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 당한 여자
2019-04-17
글 : 김성훈

영우(강예원)는 야근이 많은 워킹맘이다. 야근할 때마다 자신의 자리에 와서 치근덕거리는 최 실장(주석태) 때문에 마음이 심란하고 공포스럽다. 그 때문에 도망치듯 회사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오고, 그때마다 마주치는 경비원 준호(이학주)에게 따뜻한 말을 전한다. CCTV를 통해 회사의 거의 모든 곳을 한눈에 꿰뚫고 있는 준호는 성실해 보이는 경비원이다. 어느 날 영우는 야근을 마치고 주차장에 내려왔다가 원인 모를 사고를 당한 뒤 납치당한다.

<왓칭>은 영우가 누구에게 납치되었는지 머리싸움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는 영우가 맨몸으로 지하 주차장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숨가쁘게 보여준다. 예측하기 어렵지 않은 서사 전개 방식인데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납치범 때문이다. 웃는 얼굴로 극악무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납치범의 모습은 공포스러운 동시에 실소를 자아낸다. 영화는 경비원 사무실, 셔터, 자동차 등 다양한 장치를 가지고 지하 주차장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서사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전작 <날, 보러와요>(2015)에서 영문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감금된 여성을 연기한 강예원은 맨발로 넓은 지하 주차장을 1시간 반 동안 뛰어다닌다. 신인 이학주는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준호를 맡았다. <왓칭>은 신인 김성기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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