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스탈린이 죽었다!> 권력을 향한 치열한 암투
2019-04-17
글 : 김현수

스탈린이 갑작스레 사망한다. 정확한 사유를 따져 물을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이지만 실은 어이없는 우연의 일치가 얽혀 벌어진 일이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권력집단인 위원회가 소집되는데 모두가 스탈린의 죽음 이후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대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왜냐하면 스탈린이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해 반대파를 숙청하는 과정에서 웬만한 실력자들은 모두 몰아냈기 때문이다. 어떤 전문가도 없는 상황에서 차기 권력을 누리고 싶어 하는 정치가와 군인, 경찰 지도자들이 모여 소련의 침몰을 막으려 고군분투한다. <스탈린이 죽었다!>는 1953년 3월, 스탈린의 죽음을 둘러싸고 혼란스러웠던 당시 소련의 정치적 공황 상태를 풍자와 유머를 곁들여 조소한다. 무능력한 권력가들의 어이없는 실수와 결정 때문에 한 국가의 정책이나 인민의 안위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웃긴 한편 슬픈 감정을 자아낸다. 이 영화는 올 초 러시아 문화부로부터 상영 금지 조치를 받았다. 러시아는 이 영화가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웠는데, 그만큼 영화가 얼마나 첨예한 이슈를 건드리고 있는 지를 드러내 보인다. 파비앵 뉘리와 티에리 로뱅 작가의 동명 그래픽 노블 <스탈린의 죽음>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색상, 제53회 전미비평가협회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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