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제발 만들어주세요! 제작이 무산된 영화 속편들
2019-04-17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그것: 챕터 2> 대본 리딩 현장

365일 24시간 바쁘게 돌아가는 영화판. 그만큼 신작 개발 소식도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제작되는 속편 영화다. 지난 3월에는 제작비의 다섯 배 이상을 거둬들였던 <킬러의 보디가드>의 속편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가 촬영에 돌입했으며, 소문만 무성했던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속편도 공식적으로 제작을 확정했다. 이외에도 <그것>, <좀비랜드>, <콰이어트 플레이스> 등의 속편이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렇듯 순조롭게 진행 중인 작품들이 있는 반면, 아쉽게 제작이 무산된 속편들도 있다. 그중에는 이름만으로도 팬들의 설레게 했던 기대작들도 존재한다. 혹시나 프로젝트가 다시 진행, 관객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해줄 것이라는 망상(?)을 해보며 그 사례들을 모아봤다.

<괴물 2>

<괴물 2> 테스트 영상

봉준호 감독을 명감독 반열에 올려준 <괴물>. 국내에서는 드물었던 괴수 소재에 날카로운 사회 비판까지 더하며 평단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은 작품이다. 이런 <괴물>은 2008년 유명 웹툰 작가 강풀이 각본을 맡아 속편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됐다. 한강이 아닌 청계천을 무대로 다수의 괴물이 등장, 시민들을 위협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청계천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 강풀 작가 역시 하차하며 제작이 엎어졌다. 2009년에는 새로운 작가진이 투입해 다시 한강을 배경으로 속편이 제작, 싱가포르 제작사로부터 500만 달러의 투자비를 지원받는다는 보도까지 이어졌지만 별다른 진척 없이 다시 무산됐다

무려 세 번째. 2012년에는 CF 감독 출신의 박명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프리퀄로 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배우 곽도원이 등장하는 테스트 영상까지 등장했다. 대중들은 드디어 <괴물 2>가 제작되는가 했지만 이마저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2016년 제작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2019년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괴물 2>는 사실상 완전히 무산된 프로젝트가 됐다.

<헬보이 3>

<헬보이 2: 골든 아미>

4월10일 국내 개봉한 닐 마샬 감독의 <헬보이>. 2004년 제작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 이후 등장한 리부트영화다. 시원시원한 청불 액션으로 나름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그리워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2002년 <블레이드 2>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델 토로 감독. 그는 <헬보이>를 통해 특유의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판타지를 보여주며 장르영화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후 속편인 <헬보이 2: 더 골든 아미>도 제작됐다. 그러나 호평과는 별개로 두 작품 모두 큰 흥행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에 3부작으로 기획됐던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 시리즈는 마지막을 장식하지 못한 채 3편이 무산됐다. 심지어 조연이었던 물고기 인간 에이브(더그 존스), 누아다 왕자(루크 고스)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프로젝트도 있었으나 3편과 함께 모두 무산됐다.

<대부 4>

<대부 3>

그 유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시리즈도 4편이 제작될 뻔했다. 1990년 제작된 <대부 3> 이후 코폴라 감독은 원작 작가인 마리오 푸조와 함께 4편 개발에 착수했다. 콜레오네 가문의 파멸을 다루며, 행복했던 과거와 비참한 현재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설정됐다. 그러나 1999년 마리오 푸조가 사망하며 프로젝트는 중지됐다.

​2001년에는 다시 <대부 4>가 제작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족들과의 합의하에 마리오 푸조가 쓰고 있던 이야기를 완성하기로 한 것. 이에 원년 시리즈를 끌고 갔던 알 파치노 역시 호의적인 반응을 비췄다. 그는 “<대부>에 관한 것이라면 코폴라에게 가라. 나는 그를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 3>의 흥행 부진, 마리오 푸조의 커다란 빈자리 등 여러 이유로 흐지부지되며 결국 무산됐다.

<킥 애스 3>

<킥 애스 2: 겁 없는 녀석들>

B급 감성을 듬뿍 버무려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던 <킥 애스>. 그중에서도 단연 활약상이 돋보였던 캐릭터는 킥 애스(애런 존슨)와는 반대로 화려한 무술 실력을 자랑했던 힛걸(클로이 모레츠)이다. <킥 애스 2 : 겁 없는 녀석들>(이하 <킥 애스 2>)에서도 그녀의 비중은 한층 늘어났다. 1편은 ‘소심한 청년이 영웅이 되는 기상천외한 과정’이었다면 2편은 ‘평범한 고등학생과 영웅의 괴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힛걸의 이야기’에 가까웠다. 이후 원작 코믹스에 맞추어 3편이 제작될 것이라는 소식이 틈틈이 전해졌다.

​그러나 클로이 모레츠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더 이상 힛걸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킥 애스 2>의 불법 다운로드. 그녀는 “<킥 애스 2>는 불법 다운로드가 매우 많았다. <킥 애스 2>는 속편 제작을 증명할 만큼의 극장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킥 애스 2>는 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1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1편이 4800만 달러, 2편이 2800만 달러) 그렇게 <킥 애스 3>는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1편의 연출, 2편의 제작을 맡은 매튜 본 감독은 2018년 인터뷰를 통해 “<킥 애스> 리부트 시리즈와 힛 걸 솔로 무비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에이리언 5>, <에이리언: 어웨이크닝>

<에이리언: 커버넌트>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에이리언> 시리즈도 난항을 겪고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관여한 <에이리언> 시리즈는 네 개의 오리지널 시리즈(1979~1997), 두 개의 프리퀄 시리즈(2012~2017)로 나뉜다. 그러나 현재 <에이리언> 영화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잇는 <에이리언 5>, 프리퀄 시리즈를 잇는 <에이리언: 어웨이크닝> 두 편 모두 무산된 상태다.

​<에이리언 5>의 경우 2015년 <디스트릭트 9>으로 화려한 데뷔를 장식한 닐 블롬캠프 감독이 연출을 맡아 제작되는 듯했으나 같은 해 11월 제작이 중단됐다. 2016년에는 주연 배우 시고니 위버가 재가동을 알렸다. 그녀는 “배우 마이클 빈과 <에이리언 5>에 출연한다”고 밝혔으나 이마저 엎어졌다. 2017년 닐 블롬캠프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제작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언급, 리들리 스콧 감독이 “프로젝트가 무산됐다”며 쐐기를 박았다.

​대신 관객들을 찾은 것이 2017년 개봉한 두 번째 프리퀄 시리즈 <에이리언: 커버넌트>(이하 <커버넌트>)다. 개봉 직후 리들리 스콧 감독은 후속편 <에이리언: 어웨이크닝>(가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인류를 창조한) 엔지니어가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커버넌트>의 흥행 실패, 디즈니와 폭스의 인수합병 등으로 실질적인 제작에는 착수하지 못한 채 2019년 완전히 무산됐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 방영용으로 TV 시리즈가 제작된다는 루머가 돌고 있지만 이 역시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

<월드워Z 2>

<월드워Z>

최근 무산돼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영화로는 <월드워Z> 속편이 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월드워Z>는 ‘월드’라는 말처럼 여러 국가를 배경으로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여타의 좀비영화들이 ‘인물들의 생존기’에 가까웠다면 <월드워Z>는 재난영화급 스펙터클로 눈을 사로잡았다. 다만 문제는 다소 싱거운 후반부. 결말이 지어지지 않은 채 마무리된 이야기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월드워Z>는 애초에 3부작을 염두에 둔 영화. 예고편 느낌이 강했던 1편은 원작의 초반부만 다뤘으며 이후 이야기는 속편을 통해 담아낼 예정이었다.

<월드워Z 2>는 재난영화 <더 임파서블>을 연출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연출로 바요나 감독이 하차하며 제동에 걸렸다. 이후 대신 감독직으로 낙점된 이는 <파이트 클럽>, <나를 찾아줘> 등을 연출한 스릴러 대가 데이빗 핀처 감독. 이에 팬들의 기대감 역시 증폭했다. 그렇게 2019년 3월에 촬영에 돌입한다는 보도가 쏟아졌으나 2019년 2월, 제작비 문제로 프로젝트가 엎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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