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어벤져스: 엔드게임> 말고!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른 영화들
2019-04-28
글 : 심미성 (온라인뉴스2팀 기자)

현재 극장은 그야말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 천하다. 영화 뉴스가 온통 <엔드게임> 소식으로 도배되고 있는 지금, <엔드게임>을 이미 봤다거나 볼 생각이 없는 관객들에게 이 목록을 추천한다. <엔드게임> 말고도 이렇게 많은 영화가 대기 중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1주 차

4월 24일 ~ 4월 30일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ㅣ4.25 개봉

<엔드게임>의 여파로 대형 영화들이 종적을 감췄다. 폭풍전야의 고요한 극장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뽀통령! 다섯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이 어린이들의 시선을 빼앗을 준비를 마쳤다. 신비의 보물섬에 도착한 뽀로로와 친구들은 전설의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안도 타다오ㅣ4.25 개봉

맨손으로 시작해 현대 건축의 거장이 된 사나이가 있다. 친구를 따라갔다 듣게 된 어느 건축가의 강연은 청년 안도 타다오를 흔들어 놓았고, 그는 관련 서적을 독학하며 세계 각국의 건축 양식을 연구해 건축가가 된다. 공간과 자연, 인간의 합일점에 골몰하던 그는 노출 콘크리트로 자연과의 파격적인 접점을 찾는다.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삶과 철학, 그리고 장엄한 건축물의 아우라가 깃든 다큐멘터리 <안도 타다오>는 다른 차원의 스펙터클을 열어줄 것이다.

하트스톤ㅣ4.25 개봉

아이슬란드의 한 바닷가 마을. 10대 소년 토르(발더 아이나르손)와 크리스티안(블라에 힌릭손)의 조금 특별한 우정을 비춘다. 2차 성징을 겪으며 자연스레 성적 호기심이 커진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토르와 크리스티안은 우정과 사랑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교환한다. 아이슬란드의 유망한 감독 구드문드손은 “누구나의 유년 시절 기억을 소환하는 영화”라고 <하트스톤>을 소개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2주 차

5월 1일 ~ 5월 7일

파업전야ㅣ5.1 개봉

노동영화의 전설, <파업전야>가 29년 만에 관객을 찾는다. <파업전야>를 탄생시킨 영화 제작 공동체 장산곶매는 정권의 눈을 피한 도둑 상영만으로도 당시 30만의 관객 수를 동원했다. 한국의 노동현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 <파업전야>는 한 노동자가 각성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와 함께, 노동절인 5월 1일에 맞춰 개봉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ㅣ5.1 개봉

<방가? 방가!>로 독립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육상효 감독이 신작 <나의 특별한 형제들>을 가지고 나왔다. 이주 노동자, 민주화 투사 등의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코미디로 씁쓸함과 웃음을 동시에 안겼던 감독이 이번엔 장애인의 이야기가 담긴 블랙 코미디로 돌아왔다. 장애인을 특별한 약자로 묘사하지 않고도 그들의 삶과 연대를 보여주는 <나의 특별한 형제들>. 정직하고 간결한 접근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ㅣ5.2 개봉

마케팅의 저주가 서린 걸작. 이제는 공공연한 걸작이 됐는지도 모른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다크 판타지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이하 <판의 미로>)는 국내 개봉 당시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처럼 소개됐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홍보였다. <판의 미로>는 어른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영화다. 잘못된 정보로 극장을 찾은 어린 관객들은 판타지 장르에 섞인 호러의 수위가 생각보다 기괴해 극장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판의 미로>는 겉으로는 한 아이가 겪는 모험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스페인 내전 이후 공포정치가 계속되던 1944년의 모습을 은유한 이야기로 찬사를 받았다.

미스 스티븐스ㅣ5.2 개봉

‘극장에서 꼭 보고 싶은 티모시 샬라메 영화 1위’로 뽑힌 작품. 엄밀히 <미스 스티븐스>는 티모시 샬라메를 스타덤에 올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보다 더 먼저 촬영됐다. 연극대회에 참가하게 된 10대들과 선생님의 여정을 담은 <미스 스티븐스>. 티모시 샬라메의 원숙한 내면 연기는 물론, 상처 입은 개인들의 치유와 도전에 대한 이야기로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성장담을 그렸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3주 차

5월 8일 ~ 5월 14일

호텔 뭄바이ㅣ5.8 개봉

<호텔 뭄바이>는 2008년 인도에서 일어난 실제 테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시카리오>, <존 윅> 제작진의 참여로 화제를 모은 <호텔 뭄바이>는 수백 명의 사람이 모인 초호화 호텔에 테러단이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최소 190여 명의 사망자와 300여 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인도 역사상 최악의 테러 사건은 약 60시간 만에 진압됐다. 이 끔찍한 사건을 재현하는 <호텔 뭄바이>에 데브 파텔, 아미 해머, 나자닌 보니아디 등의 배우가 출연해 연기를 펼친다. 실화가 주는 묵직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걸캅스ㅣ5.9 개봉

<걸캅스>가 라미란의 첫 주연작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숱한 조연 연기로도 그녀의 영향력은 대단했으니까. <걸캅스>의 여형사 콤비 미영(라미란)과 지혜(이성경). 시누이와 올케 사이이기도 한 이들이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목격하고 비공식 합동 수사에 나선다. 한국영화에 넘쳐나던 범죄 수사 장르에서도 여형사가 주인공인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소재의 신선함만큼이나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해 줄 수 있을지 궁금한 작품.

라플라스의 마녀ㅣ5.9 개봉

문제적 감독 미이케 다카시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를 영화화했다. 1800년대 프랑스의 수학자 라플라스의 가설로부터 출발하는 이 영화는, 모든 원자의 현재 위치와 운동량을 파악할 수 있다면 과거, 현재, 미래까지 모두 예측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토대로 불가사의한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세 사람. 사쿠라이 쇼, 히로세 스즈, 후쿠시 소우타가 주연을 맡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4주 차

5월 15일 ~ 5월 21일

배심원들ㅣ5.15 개봉

한국에도 배심원 제도가? 미국처럼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한국도 배심제(국민참여재판)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사상 첫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2008년,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8명의 사람들이 배심원단으로 선출돼 법정을 방문했다. 증거, 증언, 자백까지 확실한 사건에 양형 결정만 내리면 됐지만, 갑작스러운 피고인의 혐의 부인에 따라 배심원들은 유죄냐, 무죄냐를 판결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악인전ㅣ5.15 개봉

올해 칸영화제를 방문하는 두 편의 영화 중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악인전>이 5월 개봉한다. (초청된 다른 한 편은 경쟁 부문에 진출한 봉준호의 <기생충>이다.) <대장 김창수>를 연출한 이원태 감독의 신작으로, 보스가 된 마동석과 형사가 된 김무열, 그리고 연쇄살인마까지 가세해 목숨을 건 추격전이 벌어진다. 마동석이 본인의 캐릭터에 대해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가장 세다”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면서 기대치를 올렸다.

논-픽션ㅣ5.16 개봉

<논-픽션>은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퍼스널 쇼퍼>를 발표했던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신작이다. 프랑스 대표 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기욤 까네가 출연한 <논-픽션>은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신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속, 파리지앵들의 지적인 대화들로 채워진 영화다. 성공한 편집장, 스타 배우, 작가, 디지털 마케터 등 ‘투 머치 토커’(Too Much Talker)들이 벌이는 토론과 연애담이 펼쳐진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ㅣ5.16 개봉

영화 내용보다 더 유명한 제작 비화. 테리 길리엄 감독이 장장 30년 만에 완성한 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가 드디어 개봉을 한다. 제작 과정이 이렇게 지연된 까닭은 각종 사고와 재해, 예산 문제와 하차 등 이유 없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이 영화 찍기 전엔 못 죽는다!”고 말하던 테리 길리엄이 아담 드라이버와 함께 마침내 완성시켰다.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믿는 할아버지와 천재 CF 감독이 만나 벌이는 어드벤처 코미디. 영화 안팎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다.

서스페리아ㅣ5.16 개봉

호러의 고전 <서스페리아>(1977)가 30여 년 만에 현대를 무대로 귀환한다. <아이 엠 러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만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자국 이탈리아의 명작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매만져 선보인다. 기숙 무용학교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현상들이,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라디오헤드의 멤버 톰 요크의 선율과 함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정갈하고 품격 있는 미장센의 대가이기도 한 구아다니노 감독. 그의 <서스페리아>는 원작과 어떻게 다른 매혹을 선사할 수 있을까.

그 외 5월 개봉작들

그 밖에도 봐야 할 작품이 풍성하게 자리 잡은 5월이다. 봉준호 감독의 칸 경쟁 진출작 <기생충>, 고질라와 초거대 몬스터들의 등장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윌 스미스의 지니로 화제가 된 <알라딘>의 굵직한 작품들을 지나, 지난 3월 작고한 아녜스 바르다의 유작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 20년 만의 첫 개봉을 하는 다르덴 형제의 <로제타>,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에 빛나는 다큐멘터리 <김군>, 최근 칸영화제가 주목하는 감독 미셸 프랑코의 <에이프릴의 딸>까지. 아직 개봉일을 확정 짓지 않은 작품들이지만 모두 기대작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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