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고양이 여행 리포트> 사랑하는 반려묘와 이별하기 전
2019-05-08
글 : 장영엽 (편집장)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청년 사토루(후쿠시 소타)와 똑 부러지는 성격의 반려묘 나나(다카하타 미쓰키)의 동반 여행기. 사토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나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반려묘와 이별하기 전, 사토루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나나를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사토루의 초등학교 단짝친구 코스케(야마모토 료스케), 고등학교 친구 슈스케(오오노 다쿠로)와 치카코(히로세 아리스), 이모 노리코(다케우치 유코)를 만나 나누는 대화에서 저마다의 마음속에 감춰진 가슴 아픈 사연의 전말이 밝혀진다. 영화의 화자를 맡은 고양이 나나는 때로는 시니컬하게, 때로는 애틋하게 인간세계의 희로애락을 들려준다.

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세계를 조명하는 영화는 많다. 하지만 <고양이 여행 리포트>는 익숙하다고 생각되는 형식과 이야기로부터 짙은 페이소스를 이끌어낼 줄 아는 작품이다. 밥을 주러 오던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다가 차에 치어 도로에 쓰러지는 순간 불현듯 그 사람을 떠올리는 고양이, 그 고양이에게서 가슴 아프게 헤어져야만 했던 과거 가족의 그림자를 떠올리는 사람의 이야기 등 눈물을 훔치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을 함께 바라보며 “우리가 건너온 바다 같다”고 회상하는 고양이와 반려인의 모습은 각자의 인생에서 서로가 어떤 의미였는지 짐작하게 한다. 일본 작가 아리카와 히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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