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너의 목소리> 각자의 사연을 목소리에 담은 라디오방송
2019-05-22
글 : 송경원

나기사(가타히라 미나)는 작은 해안마을 가마쿠라에 살고 있는 16살의 평범한 소녀다. 여느 아이들처럼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는 그녀는 좋은 말은 희망이, 나쁜 말은 실망이 되어 돌아온다는 말의 영혼, 이른바 언령을 믿는다. 말을 함부로 하는 친구와 다투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날, 나기사는 우연히 아쿠아마린이란 카페를 발견한다. 주인 없는 카페의 고장난 라디오 부스에서 혼자 DJ가 된 것처럼 방송을 한 나기사는 다음날 의문의 문자 한통을 받는다. 예전에 동네 방송국이었던 그곳에서 DJ하던 여성 슈온이 자동차 사고로 12년 동안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기사는 친구들을 불어모아 슈온의 영혼이 돌아올 수 있도록 라디오 방송을 통해 희망을 전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7명의 여고생이 각자의 사연을 목소리에 담은 라디오방송이 시작된다.

매드하우스가 제작을 맡은 <너의 목소리>는 맑고 투명한 감성의 재패니메이션이다. 어쩌면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개지만,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힐링무비의 익숙한 패턴 위에서 감성을 채워주는 건 수채화풍의 맑은 작화의 힘이다. 여기에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소녀들의 다양한 사연을 다루는 세심한 이야기가 더해져 감동을 배가시킨다. 라디오방송이라는 소재답게 보이스 오디션을 통해 꾸려진 6명의 성우진이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한다. 전반적으로 짜임새 있는 전개와 훈훈한 메시지까지, 오랜만에 만나는 소박하지만 알찬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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