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그 정점을 찍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이 지난 5월26일(현지시간) 개봉 4주차만에 전세계 흥행 수익 약 26억 7747만 달러(우리돈 약 3조 1703억 원 / 이하 5월27일 환율 기준)를 돌파했다. 역대 MCU 영화 중 최고 흥행이다. 이로써 <엔드게임>은 출연 배우 대부분의 최고 흥행작으로 남게 됐다.
그렇다면 <엔드게임>에서 활약한 배우들은 MCU 영화를 제외하고는 어떤 흥행 성적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의 ‘MCU 제외‘ 흥행 영화들을 알아봤다. 워낙 많은 출연진을 고려해 로키(톰 히들스턴)를 포함한 원년 멤버 7인으로 한정 지었으며, 흥행 영화 1위부터 3위만 표기했다.
크리스 에반스 (캡틴 아메리카 역)
<판타스틱 4> 약 3억 3057만 달러
<판타스틱 4: 실버서퍼의 위협> 약 2억 8904만 달러
<닌자 거북이 TMNT> 약 9560만 달러
크리스 에반스의 흥행은 MCU 이전에도 마블과 함께했다. MCU를 제외한 흥행작 1, 2위도 마블 코믹스 원작의 <판타스틱 4> 시리즈기 때문. 크리스 에반스는 온몸을 불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히어로 자니 스톰을 연기했다. 진지한 캡틴 아메리카와 반대로 가볍고 수다스러운 캐릭터다. 1편인 <판타스틱 4>는 유치한 스토리 등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코믹스 팬덤에 힘입어 나름 흥행을 기록했다. 반면 속편 <판타스틱 4: 실버서퍼의 위협>은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완성도로 1편보다 못한 성적을 거뒀다.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닌자 거북이 TMNT>가 약 9000만 달러로 3위다. 참고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한 <설국열차>는 약 8675만 달러로 4위다.
마크 러팔로 (헐크 역)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약 3억 5172만 달러
<나우 유 씨 미 2> 약 3억 3490만 달러
<셔터 아일랜드> 약 2억 9480만 달러
마크 러팔로는 MCU 이전 <유 캔 카운트 온 미>, <에브리바디 올라잇> 등으로 여러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대부분 오락영화가 아니었기에, 큰 흥행작을 보유한 배우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흥행작이 헐크를 연기한 이후에 분포해있다. 그중 MCU가 아닌 작품은 <나우 유 씨 미> 시리즈. 마술을 소재로 범죄영화를 접목시킨 영화다. 마크 러팔로는 마술 사기단을 쫓는 FBI를 연기했다.
3위는 MCU 이전에 출연한 <셔터 아일랜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다. 국내에서는 역주행 흥행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까지 차지했던 <비긴 어게인>인 약 6356만 달러의 전세계 흥행 수익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 헴스워스 (토르 역)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약 3억 9659만 달러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약 3억 8568만 달러
<고스트버스터즈> 약 2억 2914만 달러
토트를 연기하며 망치와 도끼를 휘둘렀던 크리스 헴스워스. 그의 또 다른 흥행작도 도끼를 들었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다. <백설공주>를 각색한 실사영화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사냥꾼을 연기했다.(그가 백설 공주일 리는 없으니) 토르의 거친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한 사례다. 그러나 속편인 <헌츠맨: 윈터스 워>는 전편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실패했다.
할리우드 영화 데뷔작인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이 2위다. 다만 그는 주인공 커크(크리스 파인)의 아버지로 아주 잠깐 등장했다. 3위는 폴 페이그 감독이 여성 버전으로 리부트한 <고스트버스터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이언맨 역)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약 5억 4544만 달러
<셜록 홈즈> 약 5억 2402만 달러
<듀 데이트> 약 2억 1178만 달러
다음은 아이언맨 그 자체로 자리 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1980년대부터 활약,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지만 역시 그의 전성기는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부터 현재까지인 듯하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이런 그의 탄탄대로에 공헌을 한 작품. <아이언맨>과 <어벤져스> 사이 출연한 영화다. 기존의 셜록 홈즈 이미지와는 매우 달랐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특유의 능글맞은 연기로 이를 극복, 시리즈를 흥행작으로 만들었다. 2021년에는 주역들이 그대로 합류한 <셜록 홈즈 3>(가제)도 개봉 예정이다.
3위는 <행오버> 시리즈의 토드 필립스 감독이 연출한 <듀 데이트>. 토드 필립스 감독 특유의 화장실 코미디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가 섞여 웃음을 유발한 영화다.
톰 히들스턴 (로키 역)
<콩: 스컬 아일랜드> 약 5억 6665만 달러
<워 호스> 약 1억 7758만 달러
<미드나잇 인 파리> 약 1억 5119만 달러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로키를 연기한 톰 히들스턴은 MCU 이전에는 주로 자국인 영국 영화들로 이름을 알렸다. <토르: 천둥의 신>이 그의 첫 할리우드 영화. 이후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워 호스>에 출연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최근작인 <콩: 스컬 아일랜드>로 MCU 제외 1위 흥행 영화를 장식했다. 두 작품에서 각각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캡틴 마블(브리 라슨)과도 먼저 호흡을 맞췄다.
톰 히들스턴이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작가 F. 스콧 피츠제랄드로 변모한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가 약 1억 5119만 달러로 3위다.
제레미 레너 (호크아이 역)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약 6억 9471만 달러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약 6억 8271만 달러
<본 레거시> 약 2억 7614만 달러
<엔드게임>에서 한층 커진 비중을 자랑했던 호크아이. 그를 연기한 제레미 레너는 MCU 외에도 또 다른 효자 프랜차이즈 무비를 가지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다. 그는 4편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부터 주인공 이단(톰 크루즈)의 조력자 윌리엄을 연기하며 영화에 합류했다. 당연히 MCU 제외 흥행작 1, 2위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다. 최근작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는 스케줄 문제로 등장하지 않았지만 2021년 개봉 예정인 <미션 임파서블 7)(가제)에는 복귀할지도 주목된다.
제레미 레너가 맷 데이먼 대신했던 네 번째 <본> 시리즈 <본 레거시>는 전작들에 비해서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 이름값에 걸맞게 2억 7000만 달러 이상을 수익을 거두며 제레미 레너의 흥행작 중 하나가 됐다.
스칼렛 요한슨 (블랙 위도우 역)
<정글북> 약 9억 6555만 달러
<씽> 약 6억 6415만 달러
<루시> 약 4억 6336만 달러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허스키한 목소리다. 이를 증명하듯, 그녀의 MCU 제외 흥행작 1,2위도 목소리 연기를 펼친 작품이다. 1위는 존 파브로 감독이 실사로 리메이크한 <정글북>. 스칼렛 요한슨은 무시무시한 크기의 비단뱀 카야를 연기, 목소리를 통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톤을 바꾸어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씽>에서는 기타리스트를 꿈꾸는 호저(고슴도치과 동물), 애쉬의 목소리를 맡아 노래 실력도 보여줬다.
3위는 뤽 베송 감독이 연출,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 <루시>다. 북미에서는 약 1억 2666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나 해외에서 3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둬 흥행에 성공했다.
조 샐다나 (가모라 역)
<아바타> 약 27억 8796만 달러
번외로 원년 멤버는 아니지만 <엔드게임>보다 더 흥행한 전작을 보유한 배우도 있다. 가모라를 연기한 조 샐다나다. 그녀는 현재까지 전세계 역대 흥행 영화 1위를 지키고 있는 <아바타>에서 주인공 네이티리로 활약했다. (<엔드게임>이 현재 2위다) 이외 흥행작으로는 <스타 트렉> 시리즈도 있으니, 가히 외계인 전문 배우라 불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