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로켓맨>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엘튼 존의 전기영화
2019-06-12
글 : 임수연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도발적인 의상과 쇼맨십을 즐기는 퍼포머로서 두루 족적을 남기며 팝 역사에 한획을 그은 엘튼 존의 전기영화. 화려한 날개를 단, 그래서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의상을 입고 그룹 치료 모임에 참석한 엘튼 존(태런 에저턴)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스스로가 코카인·알코올·쇼핑·섹스 중독자임을 고백하는 어두운 도입부는 <로켓맨>이 지향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엘튼 존의 슬럼프는 영화에서 이미 극복한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숙제다. 피아노와 작곡에 천재성을 타고났지만 부모에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유년기를 지나, 시골 출신에 뚱뚱하고 잘생기지 못한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를 버리고 이름까지 바꾼 그의 인생이 속도감 있게 묘사된다. 여기에 그의 음악적 동반자 버니 토핀(제이미 벨)과의 만남부터 갈등, 화해에 이르는 과정이 중요한 축을 이룬다. <로켓맨>은 엘튼 존의 히트곡을 모은 주크박스 같은 영화가 아니다. 뮤지션으로서는 솔직한 음악으로 사랑을 받는 대신 사적으로는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그의 인생사를 보여주면서, 다양한 장르가 창의적으로 뒤섞인 엘튼 존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는 연결고리를 찾고자 한다. O.S.T는 엘튼 존과 버니 토핀이 협업한 곡 위주로 꾸려져 있는데, <Your Song> <Rocket Man> <Tiny Dancer> <Bennie and the Jets> <Crocodile Rock>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에 이르기까지 귀에 익숙한 곡들이 영화에서 어떻게 재현되는지 지켜보는 쾌감이 확실하다. 엘튼 존으로 변신한 태런 에저턴은 립싱크를 하지 않고 이 곡을 전부 직접 소화했다. 프레디 머큐리의 성 정체성을 겉핥기식으로만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와 달리 LGBT 아이콘으로서 엘튼 존이 걸어온 길까지 짚어준 점 역시 인상적. 20여년간 스튜디오와 주연배우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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