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평일 오후 3시의 연인> 3년 후 우연히 재회하게 된 두 사람
2019-06-12
글 : 김송희 (자유기고가)

‘을과 병은 부정행위에 대해 다음에 합의한다. 을은 이사하여 두번 다시 병과 만나지 않으며 부정행위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여기서 을은 사사모토 사와(우에토 아야), 병은 기타노 유이치로(사이토 다쿠미)다. 불륜 관계였던 둘은 서로의 남편과 아내가 있는 자리에서 합의서를 작성한다. 만약 둘이 만날 시 사와가 유이치로의 아내 노리코(이토 아유미)에게 매달 30만엔의 위약금을 평생 지불해야 한다. 유이치로는 가정을 유지하고, 사와는 이혼 후 도쿄를 떠나 미하마로 이사한다. 낯선 지역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찾고, 자신에게 벌을 주듯 웃음을 잃은 채 살던 사와는 우연히 강연 홍보지에서 강사 유이치로의 이름을 발견한다. 홀린 듯 강연장을 찾은 사와와 유이치로는 재회하고, 생물학자인 유이치로가 반딧불이를 찾는다는 핑계로 미하마를 찾아 몰래 만남을 이어간다.

영화는 2014년 <후지TV>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메꽃~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의 마지막 회로부터 3년 후의 이야기다. 불륜을 미화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신에게 죄를 고하는 사와의 내레이션을 비중 있게 담아 변명의 여지를 주었던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불륜으로 상처받은 주변인들과 사랑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사회의 벽을 보여준다. 불륜을 자극적으로만 그리지 않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별에 따라 달리 주어지는 대사와 상황들은 진부하다. 드라마 제작진과 출연진이 그대로 참여했으며, <굿 럭> <하얀거탑>의 이노우에 유미코가 각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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