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업사이드>가 6월13일 국내 개봉했다. 무일푼 백수가 전신마비 백만장자를 돕는 이야기다. 백만장자 필립은 TV 시리즈 <브레이킹 배드>로 유명한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맡았다.
그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가 스탠드업 코미디의 대가 케빈 하트. 그는 백수 델을 연기, 특유의 찰진 대사로 원작에 비해 코미디 요소를 끌어올렸다. 아직 국내 관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케빈 하트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미국의 국민 코미디언이다. <업사이드>의 개봉과 함께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불우한 유년시절
케빈 하트는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마약 중독자였으며, 어머니가 홀로 케빈 하트와 그의 형을 키웠다. 케빈 하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생계를 위해 신발 판매원으로 일하며, 밤에는 클럽 무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펼쳤다. 처음에는 유명 코미디언들의 성대모사를 하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157cm라는 단신, 불우한 유년시절 등 자신의 트라우마를 코믹하게 승화시키며 점차 인기를 끌었다. 2001년에는 미국 뉴잉글랜드(뉴햄프셔, 버몬트 주 등 미국 북동부의 6개 주를 일컫는 지역) 아마추어 코미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인 성공 가도에 올랐다.
영화로 영역 확장
케빈 하트는 대회에서 우승한 2001년 TV 영화 <노스 할리우드>에 출연하며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쇼 프로그램, TV 시리즈, 영화 등으로 활약하며 영역을 넓혔다. 2005년에는 패러디와 B급 유머로 인기를 끌던 <무서운 영화 3>에 출연하며 많은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8 마일>을 패러디한 부분에서 주로 등장했다. 첫 메이저 영화는 매튜 맥커너히 주연의 <사랑보다 황금>. 황금을 차지하려는 조직폭력배의 두목으로 등장해 코믹한 악인 연기를 펼쳤다. 그렇게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케빈 하트는 지금까지도 코믹한 이미지를 활용해 꾸준히 연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각본, 제작으로도 여러 영화에 참여하고 있다.
2015년 스탠드업 코미디언 최초로 스타디움에서 공연
배우로도 탄탄한 입지를 다졌지만 역시 케빈 하트의 주 종목은 스탠드업 코미디다. 심지어 스탠드업 코미디언 최초로 스타디움(거대한 규모의 경기장)에서 쇼를 개최하는 기록까지 가지고 있다. 그는 2015년 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 오로지 마이크 하나로 승부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약 5만 3000명의 관중들을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에 모았다. 이는 기네스북 기록에도 등재돼있다. 해당 공연은 <케빈 하트: 왓 나우?>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됐다.
국민 코미디언
2015년 코미디 경력의 정점을 찍은 케빈 하트는 다음 해인 2016년 약 8,700만 달러(우리 돈 약 1,091억 원 / 6월18일 환율 기준)를 벌어들이며 전 세계 연예, 스포츠 셀럽 연간 수익 6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에는 상복까지 쏟아졌으니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최고의 코미디 배우상을 수상했다.
드웨인 존슨과의 거친(?) 우정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케빈 하트는 수상소감에서 특별한 이름을 언급했다. <센트럴 인텔리전트>에 함께 출연한, 이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액션배우 드웨인 존슨이다. “이 상을 그에게 바칩니다”같은 감동적인 수상소감이냐고? 전혀. 케빈 하트는 “<센트럴 인텔리전트>에서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다만, 드웨인 존슨 빼고. 그가 나에게 도와준 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 내 재능을 가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화면에 잡힌 드웨인 존슨은 웃으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려 화면이 바로 전환되기도 했다.
오해하진 말자. 케빈 하트와 드웨인 존슨은 <센트럴 인텔리전트>, <쥬만지: 새로운 세계>에 함께 출연하며 우정을 쌓았다. 다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소 거칠 뿐. 두 사람은 짓궂은 농담을 주고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각자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에 상대의 얼굴을 합성해 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스포츠맨
케빈 하츠는 스포츠 광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운동신경이 가장 빛나는 종목은 농구. 단신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농구 실력을 가지고 있다. NBA 올스타 셀러브리티 게임에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MVP로 선정됐으며, 2016년에는 NBA 현역 선수 드레이먼드 그린과 3점 슛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농구 외에도 복싱을 꾸준히 배우고 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훈련법 영상도 게재하며, 무패의 복서 메이웨더가 직접 그의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극한직업> 리메이크
케빈 하트는 여러 차기작들을 앞두고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국내에서 코미디 열풍을 일으켰던 <극한직업>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다. 그는 제작으로 참여, 직접 주연까지 도맡는다. 케빈 하트가 설립한 제작사 ‘하트비트’와 CJ 엔터테인먼트,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제작한다. 하트비트 측은 “우리는 항상 전 세계 관객들을 위한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찾고 있있다. 이를 위해 CJ 엔터테인먼트,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제작 입장을 밝혔다. 케빈 하트가 맡을 역할이 어떤 캐릭터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