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제작 무비락, 필름봉옥, 정지우필름 / 감독 정지우 / 각본 이숙연 / 출연 김고은, 정해인 / 배급 CGV아트하우스 / 개봉 하반기
한국영화계에 미세한 감정을 기록하는 성능이 뛰어난 고해상도 현미경이 있다면, 그건 정지우 감독의 ‘눈’일 것이다. <해피엔드>(1999)와 <사랑니>(2005), <모던보이>(2008) 그리고 <은교>(2012), <침묵>(2017)까지 장르와 시대는 달라져도, 관계에서 오는 감정의 파장을 기록하는 그의 감식안은 다르지 않았다. 특히 로맨틱 멜로 장르에서 두 남녀간에 형성된 기류의 감정에 관해서라면 그의 렌즈는 우리의 눈으로는 절대 식별이 불가능한 마이크로 입자까지 잡아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 가사처럼 우연히 만난 미수(김고은)과 현우(정해인).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기를 반복한 두 남녀의 떨리는 감정의 주파수를 조율해나가는 서정 멜로다. <은교>로 주목받은 배우 김고은과의 두 번째 협업, 드라마 <봄밤>으로 이제 멜로의 정석이 된 배우 정해인. 정지우 감독은 두 배우의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로 말갛고 예쁜 영화의 정서를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