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스멀더스 Cobie Smulders
캐나다인인 코비 스멀더스의 본명은 '쟈코바 프란시스카 마리아 스멀더스(Jacoba Francisca Maria Smulders). 네덜란드인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독특한 성 '스멀더스'와 친구들이 부르던 애칭 '코비'로 연예계 활동명을 정했다. 어린 시절 그녀의 꿈은 해양생물학자였다. 하지만 173cm의 키를 가진 남다른 피지컬의 스멀더스는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었고 모델 활동을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연극 무대에 올랐던 경험은 그녀에게 배우의 목표를 심어주었다. 모델 활동 중에도 대학교에서는 해양 생물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는 연기 수업을 받았다. 200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택한 스멀더스는 "언제나 연기를 갈망해왔다. 모델 업계에서 내 신체적인 조건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이젠 거기에서 벗어나 나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모델 일은 내게 많은 기회를 가져다준 직업이었다."고 말했다.
로빈 셔바츠키
배우로 전향한 코비 스멀더스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9시즌에 걸쳐 인기를 누린 시트콤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How I Met Your Mother)의 고정 출연진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이 드라마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국민 시트콤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뉴스 리포터 로빈 셔바츠키 역을 맡은 스멀더스는 지적이며 도도한 인상을 주는 얼굴에 반전을 주는 망가짐 연기도 서슴지 않았다. 로빈 셔바츠키가 이만큼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건 코비 스멀더스의 꾸밈없이 소탈한 매력 덕분. 시트콤에 함께 출연했던 닐 패트릭 해리스와는 지난 2017년 넷플릭스 시리즈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에서 재회하기도 했다.
원더우먼 될 뻔하다
현재 그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일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DC의 히어로가 될 뻔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흥행시킨 조스 웨던 감독이 DC 유니버스로 전향해 시작한 프로젝트는 <원더우먼>의 실사 영화였다. 이 영화에 조스 웨던은 코비 스멀더스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스 웨던의 <원더우먼> 제작이 무산되고, 2017년 패티 젠킨스 감독의 연출로 태어난 원더우먼은 갤 가돗의 차지였다. 살아 움직이는 원더우먼은 되지 못했지만, 코비 스멀더스는 목소리로나마 원더우먼이 될 수 있었다. <레고 무비>에서 그녀가 목소리 연기를 담당한 원더우먼은 극장 영화에 등장한 첫 원더우먼이었다.
준비된 액션 스타
코비 스멀더스는 10대 때부터 축구, 테니스, 수영을 포함한 각종 스포츠를 즐겨왔다. 수려한 외모에도 어딘가 강인함이 깃든 그녀의 얼굴은 액션 영화에도 곧잘 어울렸다. 그 면을 일찌감치 알아본 마블 스튜디오에 이어 코비 스멀더스는 <잭 리처: 네버 고 백>을 통해 액션계의 아이콘 톰 크루즈와의 멋진 호연을 뽐내기도 했다. 남녀 투톱을 내세운 영화였지만 액션물을 빙자한 로맨스의 기대감은 가뿐히 무너뜨렸다. <잭 리처: 네버 고 백>에서 후임 소령 수잔 터너 역을 맡은 그녀는 톰 크루즈와 함께 한치의 양보 없는 액션을 선보였다.
영화감독 타란 킬램
코비 스멀더스의 남편은 배우 타란 킬램. <노예 12년>, <히트>, <닌자 터틀> 등의 영화에서 주 조연을 맡아온 배우 타란 킬램은 지난 2018년 <킬링 군터>로 데뷔한 영화감독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타란 킬램이 각각 킬러로 분해 경쟁하는 B급 코미디를 그린 이 영화에서 코비 스멀더스도 조연으로 남편의 연출작을 빛냈다. 액션과 코미디라는 두 장르에 두각을 보여온 코비 스멀더스의 최근 모습은 중년들의 대책 없는 코미디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위기의 친구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