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하면 공식처럼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공포영화. 올해도 무더운 여름밤을 함께 지새워줄 여러 공포영화들이 극장을 수놓는다. 개봉한 작품으로는 <유전>의 아리 애스터 감독 신작 <미드소마>가, 예정작으로는 서예지, 진선규 주연의 <암전> 등이 있다.
그러나 역시 ‘아는 맛’이 더 기다려지는 법. 현재 할리우드에서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유명 호러영화들의 리메이크가 준비 중이다. 슬래셔 무비, 고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새롭게 탄생하는 각양각색의 호러영화들을 알아봤다.
<13일의 금요일>
호러 장르의 마스코트처럼 자리 잡은 캐릭터 제이슨. 영화는 보지 못했더라도 그의 하키 가면을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제이슨이 처음 등장했던 숀 S. 커닝햄 감독의 <13일의 금요일>(1980)은 수많은 시리즈를 배출, 2009년 한차례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2018년 워너 브러더스는 1980년작의 각본가 빅터 밀러와 함께 다시 <13일의 금요일>을 부활시키기로 결정했다. 1편을 계승해 큰 흥행을 기록했던 <할로윈>(2018)처럼 지난 시리즈들은 모두 배제하는 영화다. 1980년작으로부터 40년 후의 이야기가 그려질 예정.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의 <그것>을 제작한 버티고 프로덕션이 워너 브러더스와 함께 제작사로 참여한다. 어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데드 캠프>
2000년대 등장한 슬래셔 무비 중에서는 롭 슈미트 감독의 <데드 캠프>가 리메이크 된다. <데드 캠프>는 저예산으로 제작된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지만, 오히려 그 전형성이 높게 평가받으며 2000년대에 등장한 ‘정통’ 슬래셔 무비로 인정받았다. 이후 네 편의 후속편이 제작됐다.
<데드 캠프>는 원작의 각본가였던 앨런 B. 맥엘로이가 그대로 시나리오를 맡아 리메이크된다. 연출은 2018년 SF와 호러를 섞은 <더 도메스틱>으로 데뷔한 마이크 P. 넬슨 감독. 여행 중인 십대 친구들이 정체불명의 식인 괴물들을 마주하는 설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원작과 어떤 차별점을 둘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캐스팅 등 프리 프로덕션이 진행 중이다.
<쏘우>
고어 장르의 대명사 격 영화로 자리 잡은 제임스 완 감독의 <쏘우>. 이미 7편의 속편이 제작된 시리즈지만 이토록 유명한 작품을 그냥 떠나보낼 할리우드가 아니다. <쏘우>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각본, 제작을 맡아 새롭게 리부트 된다. 크리스 록은 연쇄 살인을 추적하는 형사를 연기, 주연도 도맡았다. <쏘우> 시리즈 2편에서 4편을 연출했던 대런 린 보우즈먼이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
지난 7월9일에는 사무엘 L. 잭슨이 출연을 확정했다. 크리스 속이 연기하는 형사의 아버지 역이다. <쏘우> 시리지의 마스코트 격 캐릭터 직쏘는 어떤 배우가 연기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미 촬영을 시작, 2020년 10월 북미 개봉 예정이다.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는 “크리스 록의 <쏘우>는 기존 시리즈의 정신을 이어가는 동시에, 독특하고 참신한 영화가 도리 것이다”고 전하기도 했다.
<새>
고전 영화도 있다, 그 유명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새>다. 다만 리메이크되는 <새>는 영화가 아닌 TV 시리즈로 제작된다. 2014년 마이클 베이가 이끄는 제작사 플래티넘 튠스는 네덜란드의 신예 감독 디데릭 판 루이옌을 연출로 낙점, 마이클 베이가 직접 제작 프로듀서를 맡아 <새>를 리메이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으며 프로젝트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BBC가 다시금 <새>를 TV 시리즈로 제작한다고 발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 데이빗 헤이먼이 제작자로 선정됐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새>보다는 영화의 원작이었던 다프네 뒤 모리에의 소설 <새>(1952)에 더 초점을 맞춘다고. 아직 개발 단계에 있으며 촬영 시작일 등의 세부 일정은 미정이다.
<노스페라투>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흡혈귀가 등장한 최초의 장편영화 <노스페라투>(1922). 독일의 표현주의 거장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의 작품이다. 1979년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이 리메이크 영화를 제작, 이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새롭게 탄생하는 <노스페라투>는 2015년 <더 위치>로 선댄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원했던 일이다. <노스페라투>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더 위치>로 데뷔, 지금은 할리우드의 대세 배우가 된 안야 테일러 조이도 합류한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 본격적인 제작은 시작되지 않았다.
<그루지>
<링>과 함께 일본 공포영화 수작으로 꼽히는 <주온>. 2005년에는 <그루지>라는 제목으로 원작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아 미국에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이후 두 편의 시리즈가 제작됐다.
<그루지>는 할리우드 시리즈의 제작을 맡았던 샘 레이미 감독을 중심으로 다시금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2018년 <피어싱>을 주목받은 니콜라스 페스케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존 조, 베티 길핀이 주연을 맡았다. 한을 품은 귀신, 저주가 깃든 집 등의 중심 요소는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 촬영을 완료, 후반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2020년 1월 북미 개봉 예정.
<캔디맨>
캔디맨을 대표하는 모습들이 있지만, 잔혹한 사진을 보기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제외했다. 1992년 제작된 <캔디맨>은 벌레를 내뿜는 모습, 썩어 문드러진 신체 등 그로테스크한 요소로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최초로 흑인 살인마 캐릭터가 등장한 영화기도 하다.
<캔디맨>은 <겟 아웃>, <어스>로 가장 ‘핫’한 호러영화 감독이 된 조던 필이 제작을 맡아 리메이크된다. 매 작품마다 흑인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던 만큼 유사점이 있는 <캔디맨>을 선택한 듯하다. 조던 필 감독이 직접 연출한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최종적으로 신예 감독 니아 다코스타가 연출로 낙점됐다. <아쿠아맨>에서 빌런 블랙 만타를, <어스>에서 주인공 러셀을 연기한 야히아 압둘 마틴 2세가 캔디맨을 맡았다. 2019년 하반기 촬영에 돌입, 2020년 6월 북미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