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뉴욕] 아콰피나 주연의 <더 페어웰>, 평론가와 관객 모두 반했다
2019-08-06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중국의 할머니를 만나러 간 손녀 이야기에 미국이 반한 이유

아시안 아메리칸 여성들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 <더 페어웰>이 올해 첫 어워드 컨텐더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12일 뉴욕과 LA 등 4개 극장에서 한정 개봉한 이 작품은 현재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콰피나가 주연을 맡고, 중국계 미국인 룰루 왕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더 페어웰>은 룰루 왕 감독의 실제 가정사를 다룬 이야기로, 아콰피나가 맡은 빌리 역이 바로 왕 감독의 분신이다. 30대 극작가 지망생인 빌리는 어릴 적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왔지만, 중국에 계신 친할머니와 자주 전화 연락도 하며 가깝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으로부터 할머니가 폐암 말기라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문제는 가족들이 할머니에게 폐암 소식을 알리지 않기로 한 것. 빌리의 미국식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다. 가족들은 빌리의 사촌이 3개월 전에 만난 여자친구와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입을 맞추고,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모인다.

이 작품은 현재 로튼토마토에서 총 164명의 평론가들로부터 100%의 신선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관객 역시 90% 이상의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롤링 스톤> 평론가 피터 트래버스는 이 작품을 “모든 레벨에서 놀라운” 영화라 했고, 아콰피나의 연기에 대해 상을 받을 만하다고 평했다. 스트리밍 채널 팬덤엔터테인먼트는 <더 페어웰>을 “올해 첫 어워드 컨텐더”라고 평했다. <더 페어웰>이 평론가들의 호평을 넘어 흥행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 관객에게 아시아 문화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하기보다 보편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인간적 감정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작품은 올해 초 선댄스영화제에서 배급사간에 전쟁이 붙어 더 유명해졌다. <더 페어웰>은 제작비의 두배로 추정되는 700만달러에 A24가 배급을 맡게 됐다. 하지만 A24와 왕 감독이 계약하기 직전, 한 스트리밍 회사에서 A24가 제안한 액수의 두배가량의 금액으로 카운터오퍼를 했다. 고민 끝에 왕 감독은 돈보다는 <더 페어웰>에 애정을 갖고 배급해줄 회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덕분에 <더 페어웰>은 7월 12일 한정 개봉한 후 입소문을 타는 데 성공하며 7월 26일부터 135개 극장으로 확장 개봉했으며, 8월 2일 다시 한번 추가 확장 개봉한다. <더 페어웰>이 수없이 많은 액션영화가 개봉하는 여름 박스오피스에서 이들의 1억달러 수익을 따라가기는 힘들겠지만, 스크린당 개별 수익에서는 올해 1위를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더 페어웰>은 개봉주 스크린당 8만8916달러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현재 올 타임 흥행 수입 1위를 기록한 <어벤저스: 엔드게임>으로 7만6601달러이다. <어벤저스: 엔드게임>이 1위를 놓친 유일한 부문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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