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봉오동 전투>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2019-08-07
글 : 송경원

1919년 3·1운동 이후 독립군의 무장항쟁이 활발해지자 일본은 정예병으로 구성된 월강추격대를 진군시켜 독립군 토벌 작전을 진행한다. 어릴 적 일본군에 동생을 잃고 독립군이 된 해철(유해진)은 마적 출신 저격수 병구(조우진) 등과 함께 독립자금을 운반하는 중이다. 한편 해철이 동생처럼 아끼는 독립군 분대장 장하(류준열)는 월강추격대를 봉오동 일대로 유인하는 작전을 수행 중이다. 추격대를 피해 예정된 독립자금을 어렵사리 인수한 해철의 부대는 봉오동 일대를 벗어나려 하지만 홀로 일본군과 격전을 벌일 장하가 걱정된 해철은 유인작전에 합류한다.

1920년 6월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 연합부대는 봉오동 일대에서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번째 대규모 승리를 거둔다. <봉오동 전투>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의 핵심인 유인작전이 어떻게 수행되었는지를 서사의 뼈대로 삼아 크고 작은 전투들을 이어나간다. 독립군의 승리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항일 드라마가 아니라 사실적인 전투 장면, 그리고 봉오동 일대의 풍광이다. 철저한 고증과 로케이션으로 재현된 봉오동 일대의 역동적인 능선은 경탄을 자아낸다.

반면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단순하고 인물은 평면적이며 표현은 대체로 과잉이다. 특히 독립군 전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되는 몇몇 장면들은 지나치게 잔혹하다. 서사를 위해 장르를 활용했다기보다는 장르적 쾌감을 위해 역사적 사건을 끌고 들어왔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너무 당연한 메시지를 너무 당연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이유는 액션과 볼거리를 자랑하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핵심인 전투 장면의 기계적인 완성도는 빼어나지만 그마저 반복되면 늘어지기 마련이다. 부분의 완성도가 전체적인 호흡으로 이어지지 못한, 모자람만 못한 과잉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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