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다른 곡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한데 예전에 저장해놓은 플레이리스트에서 이 곡이 ‘갑툭튀’해서는 그만 내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건, 운명이다. 비록 영화는 아직 못 봤고, 사운드트랙 전체를 제대로 감상한 적 없어도 이 곡 하나만큼은 좀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마땅하다. 힙합 스타 릴 웨인과 프로듀서 마이크 윌 메이드잇의 곡 <Amen>이다. 설명했듯이 이 곡은 영화음악으로 만들어졌다. 바로 <록키>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크리드2> 삽입곡이다. 이 영화, 미안하지만 아직 감상하질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 힙합과 솔, 일렉트로를 멋지게 믹스한 이 곡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내게 ‘약속된 수작’일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내가 기대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장면이다. 이 곡의 부제는 ‘Pre Fight Prayer’, 해석하면 ‘시합 전에 하는 기도’쯤 된다. 추측건대 복싱선수가 시합에 임하기 전 비장한 순간에 역시나 비장하기 그지없는 이 음악이 흘러나올 것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아멘, 아멘, 아멘, 구하소서… 관객은 박수를 보내고 구름은 우리에게 별을 선사하지.” 나는 이런 식의 비장함을 아주 사랑한다. 속칭 영웅 서사다. 뻔한 거 아니냐고 함부로 재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곡은 근사하게 비장하다. <록키> 시리즈가 시대를 뛰어넘어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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