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 프랑스에서 개봉한 뤽 베송 감독의 <아나>는 개봉 3주 동안 겨우 56만 9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아나>를 배급하는 파테는 전국적으로 818개관 동시 상영 전략을 폈지만, 개봉 둘쨋주부터 첫쨋주와 비교해 관객수가 40%나 줄었다. 이는 프랑스에서 개봉한 뤽 베송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문제는 프랑스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2억달러)를 들여 제작한 뤽 베송 사단의 전작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2017)가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참패하면서 뤽 베송 감독의 회사 유로파코프가 올해 5월 법원에서 6개월간 백업 명령을 받은 상황이라는 것. 사태가 이렇다 보니 <아나>는 뤽 베송에게는 마지막 부활의 기회였던 셈. 사실 <아나>는 지난 5월 북미 2114관에서 5주간 상영해 76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최근 감독을 둘러싼 여배우 성 추문 스캔들 때문에 영화를 보이콧하는 미투 운동이 이 저조한 흥행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 후폭풍은 유로파코프뿐 아니라 뤽 베송이 파리 북부 외곽 지역에 야심차게 세운 ‘센강의 할리우드’라 불리는 ‘시테 뒤 시네마’의 존속 여부도 불가능하게 했다. 그가 프랑스의 젊은 인재들을 양성하고자 세운 영화학교 ‘에콜드 라 시테’도 현재 문을 닫은 상황이다. 지난 5월 법원의 결정 이후, 프랑스의 파테사가 유로파코프 재인수 의사를 비쳤지만 무산되었고, 현재는 유로파코프의 부채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바인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가 프로덕션을 재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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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뤽 베송 사단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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