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삶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로한다
2019-09-04
글 : 김현수

칼국수 맛집으로 유명한 대복칼국수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철수(차승원)는 칼국수를 먹으러 온 손님에게 “밀가루는 몸에 나쁘다”고 말하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다. 어느 날 낯선 여인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그는 자신의 딸 샛별(엄채영)이 몸이 아파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철수의 동생을 비롯한 가족들은 철수가 샛별과 만나는 걸 반대하고, 샛별의 외할머니(김혜옥) 또한 철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눈치다. 모두의 염려와 달리 철수와 샛별 두 사람은 병원을 빠져나와 가족들 몰래 여행길에 오르면서 두 사람의 로드무비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말이 여행이지, 실은 샛별이 병원을 빠져나가려는 길에 철수가 우연히 끼어들게 된 것. 이들이 대구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사건은 오래전 과거에 그들이 겪어야 했던 모두의 기억을 소환한다. 또한 철수와 샛별이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되면서 철수는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트라우마에 직면하게 된다. 배우 차승원이 오랜만에 코미디 장르로 복귀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부녀 관계는 막장 드라마의 소재처럼 소비될 법한 관계지만 이계벽 감독은 이를 과장하지 않고 아픈 상처를 보듬으려 노력한다. 박해준, 전혜빈, 김혜옥, 안길강, 조한철, 성지루 등 든든한 조연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 역시 위로하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영화에서 언급되는 대구 지하철 참사를 비롯해 삶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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