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로맨스 장인, 오태식이, 영고짤까지’ 김래원의 이모저모
2019-10-10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가장 보통의 연애>

2000년대 초중반 로맨스 장인으로 등극했던 김래원. 그가 공효진과 호흡을 맞춘 <가장 보통의 연애>로 돌아왔다. ‘핑크빛’보다는 ‘잿빛’에 가까운 현실 연애를 담은 영화다. 김래원은 전 연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찌질한 남자 재훈을 맡아 몸을 사라지 않는 코미디를 보여줬다. <가장 보통의 연애>로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전작 캐릭터와 취미 등 김래원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농구선수를 꿈꾸다

(왼쪽부터) <어린 신부>, <프리즌> 촬영 현장

학창시절 김래원은 배우가 아닌 농구선수를 꿈꿨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그는 고향인 강릉에서 서울로 상경, 농구 명문으로 알려졌던 광신중학교에 입학했다. 지낼 곳이 없어 농구부 코치 선생님의 집에서 하숙을 하며 열심히 농구를 배웠다. 체육특기생으로 하루 종일 체육관에서 연습을 했으며, 힘들어하는 그를 위해 가족들도 서울로 이사를 와 함께 살았다. 그러나 3학년 진급을 앞두고 심한 인대 부상을 당해 제동이 걸렸다. 자신의 꿈을 위해 가족 모두가 서울로 올라온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그러나 배우가 된 계기도 농구다.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 농구 묘기를 하는 CF에 출연했던 그. 이를 기점으로 배우를 준비해 만 16살 무렵 MBC 청소년 드라마 <나>에 캐스팅되며 첫 데뷔를 장식했다. 이후 <순풍 산부인과>, <학교2> 등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본격적인 성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까지도 김래원은 체육관, 운동장이 있는 촬영 현장에서 종종 동료 배우들과 농구를 즐긴다.

로맨스 장인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김래원을 스타덤에 올려준 작품은 단연 2003년 방영했던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두 대학생의 좌충우돌 옥탑방 동거를 그린 작품이다. 김래원은 철없으면서도 속 깊은 모습을 보여주며 정다빈과의 달달한 커플 연기를 보여줬다. 특유의 능글맞은 말투와 순박한 눈웃음이 포인트. 그 기세를 이어 김래원은 2003년에는 코미디를 덜어낸 <...ing>로 임수정과의 멜로를 선보였으며, 2004년 <어린 신부>로 스크린에서도 티켓파워를 자랑했다. 드라마 속 이미지를 잘 살린 김래원과 발랄한 모습으로 ‘국민 여동생’이란 수식어가 붙은 문근영의 케미로 큰 흥행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김래원은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등에 연달아 출연했다. 2002년에서 2007년 사이에만 여덟 개의 로맨스물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이 시기를 일명 ‘김래원의 사랑 퍼레이드’라고 부르기도. 2016년에는 20%가 넘는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한 SBS 드라마 <닥터스>에 출연, 박신혜와 호흡을 맞추며 로맨스 장인으로서의 여전한 위상을 보여줬다.

<어린 신부>

거친 이미지

<해바라기>

로맨스도 있지만 김래원 하면 거친 이미지의 캐릭터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김래원은 2005년 개봉한 <미스터 소크라테스>, <해바라기>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두 영화 속에서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는 껄렁껄렁한 건달 출신의 형사를, <해바라기>에서는 과거의 죄를 뉘우치는 순박하지만 거친 청년을 연기했다.

그중 <해바라기>는 진부한 전개와 부족한 개연성으로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김래원의 열연만큼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또한 상영이 마무리된 후에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클라이맥스 장면이 끊임없이 회자되며 아직까지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김래원의 “속이 후련했냐!”, “죄를 지으면...” 등은 성대모사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명대사. 상대 역들의 대사인 “누가 재수 없게 울고 XX이야”, “오태식이 돌아왔구나” 등도 마찬가지다. 김래원은 <프리즌> 당시 인터뷰에서 “10년도 넘은 영화를 아직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패러디 영상도 재밌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해바라기> 이후 그에게 거친 이미지의 쐐기를 박아준 작품은 이민호와 출연한 <강남 1970>.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이 장기를 살려 누아르로 복귀한 영화다. 극 중 그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용기를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악역에 가까운 분위기를 뿜으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믿고 보는 김래원과 이민호의 발견’이라는 평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후 김래원은 미스터리 스릴러 <희생부활자>, 범죄 액션 <프리즌>, 코미디 액션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등으로 활약했다.

<강남 1970>

고무줄 몸무게

(왼쪽부터) <마이 리틀 히어로> 제작보고회, <강남 1970> 언론시사회.

김래원은 자유자재로 체중을 조절하는 고무줄 몸무게로도 유명하다. 유행처럼 떠돌던 ‘배우들의 입금 전후’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대식가로 많은 식사량을 자랑하는 만큼 살도 잘 붙는다고.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 때의 행사, 방송에서는 살이 많이 찐 모습으로 팬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그러나 작품을 앞두고는 독하게 다이어트를 진행한다. 강도 높은 유산소, 근력 운동을 매일 반복하며 특히 식단에 주의를 기울인다. 염분을 최대한 배제하며 국물 음식도 아예 먹지 않는다. <강남 1970> 때는 한 달 만에 15kg을 감량하기도 했으며, 드라마 <펀치>에서는 점점 야위어가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하면서 10kg 이상 체중을 줄였다.

본인도 웃음을 참지 못한 영고짤

(왼쪽부터) JTBC 예능 <한끼줍쇼>,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실제 스틸컷.

영고짤(영원히 고통받는 짤)도 가지고 있다.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연인 수인(김태희)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는 장면이다. ‘콧구멍 연기’로 불리며 많은 패러디를 양산한 짤. 그러나 사실 이는 누군가가 포토샵을 이용해 일부러 콧구멍 크기를 과도하게 늘린 것이다. 또한 김래원은 직접 JTBC 예능 <한끼줍쇼>에서 이 짤과 관련된 코믹한 비하인드를 말하기도 했다. 연관검색어에 ‘콧구멍’이 떴을 때 기분이 상해 소속사에 조치를 청하러 갔으나, 정작 사진을 보고 본인이 웃음 참지 못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리고는 “이제는 포기했다. 막을 수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용한 성격, 취미

김래원 인스타그램(@ krw810319)

마지막은 그의 성격과 취미다. 작품 속 모습만 봤을 때는 유쾌하거나 무서울 것 같은 김래원. 그러나 그는 매우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다.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개그보다는 차분한 모습으로 제작진의 우려(?)를 샀다. 운동으로 농구와 골프를 즐기지만 취미도 바둑, 낚시, 다큐멘터리 시청 등 정적인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낚시는 1년 365일 중 200일 이상을 소요할 정도로 좋아한다. 또한 요리도 매우 잘 해 2008년 출연한 드라마 <식객>에서는 직접 요리 실력을 뽐냈다. 두 취미를 연계해 MBC의 음식 다큐멘터리 <스파이스 로드>의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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